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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없이 막쓰는 내일배움카드

안찬규기자
등록일 2015-03-13 02:01 게재일 2015-03-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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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 직업훈련비 지원카드<BR>취미생활 교습비로 흥청망청<BR>용처 관리·발급 제한 목소리

정부가 국가적인 고용난 해소를 목적으로 혈세를 투입해 구직자들의 직업 훈련비를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사진>가 취미 생활에 이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내일배움카드는 구직자들이 학원이나 기관 등에서 교육받는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원해주는 제도이지만 일부에서 취업이 목적이 아닌 단순한 자기 개발 비용으로 나랏돈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포항고용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포항을 비롯한 경주, 영덕, 울진, 울릉 등 5개 시군에서 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2천200여 명으로 올해는 2월 현재까지 총 1천여 명이 정부의 지원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바리스타, 제과제빵, 네일아티스트 등을 교육하는 학원가는 내일배움카드로 학원비를 결제하는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부, 대학생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교육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들 중에는 취업이 목적이 아니라 “나랏돈으로 뭐든 배우러 왔다”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많았다.

학원 관계자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포항의 한 조리학원 관계자는 “수강을 마치고 취업을 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 정도로 취업 목적보다는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목적이 우선인 경우가 훨씬 많다”면서 “취업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주부들도 많은데, 남는 시간에 그냥 놀러온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하는데 큰 제한이 없어 나랏돈이 허투루 쓰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 한 공무원은 “현재 돈벌이가 없고 국비지원 교육을 세 차례 이상 받지 않은 사람으로 신청 제한을 두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교육 후에도 취업 관리를 하는 쪽으로 제도 설계를 다시 해서 훈련생에게도 취업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나랏돈이 개인의 여가활동비로 쓰이는 것을 막으려고 바리스타, 음식서비스, 이미용교육 등의 자비 부담액 비율을 높이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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