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사적지 외 미래지향적 관광콘텐츠 확보 못해<BR>육부촌 매입·솔거미술관 건립 잡음 등 소통 부족도
【경주】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손꼽히는 경주의 문화관광행정이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등 `아날로그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스마트` 시대에 걸맞는 관광 콘텐츠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주에는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들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등 사적지 위주의 전통적인 관광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시는 2013년 9월 보문관광단지 입구에 열대식물원과 새공원을 둔 `동궁원`을 오픈 했지만 비싼 입장료 등으로 인해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어쩔 수 없이 가 보는 곳으로 전락하는 등 관광비수기인 동절기에는 관광객들을 유인할 만한 특정 시설이 없는 현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미래지향적인 관광 콘텐츠 확보는 물론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관광정책을 입안하고 현살화 시키는 공무원들의 지식이나 역량, 판단력 부재 등 총체적 부실에 따른 것으로 내부 혁신과 함께 외부 전문가그룹의 의견 수렴과 정책 반영 등 획기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실제로 보문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 준공을 앞둔 지난해 말 세계적인 미술가인 조부수 화백이 로비에 걸어 둘 1천호 크기(시가 1억여원 상당)의 작품을 기증할 의사를 내비쳤는데도 박차양 문화관광과장은 “작가들이 작품을 서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면서 고압적인 자세를 보인 결과 작품을 받아내지 못했다.
세계물포럼 등 국제적인 행사가 이어질 하이코에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걸어 둔 하이코 자체가 또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부각될 수 있는데도 담당 과장의 무지함과 고압적인 자세로 인해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지역의 한 예술인은 “직접 화가를 찾아가서 고마운 맘으로 기증을 받아도 시원찮은데 행정하듯이 갑질 행세를 하니 누가 작품을 기증하겠느냐”며 고압적인 자세를 나무랐다.
또 시는 하이코 개관을 앞두고 지난해 말부터 한수원으로부터 하이코를 짓고 남은 돈 120억여원을 받아 경북도관광공사가 사무실로 사용 중인 `육부촌`을 매입, 하이코 부속건물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기정사실화 했다.
특히 이는 사전에 건물 소유주인 경북도와 관광공사에 통보하고 매입 절차를 밟는 게 당연한데도 일방적으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실을 공표하는 등 납득이 안 가는 행정을 하면서 의회 등으로부터도 비난을 받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의 경우도 작년 11월 건물을 준공하고도 사전에 작품 기증을 약속했던 박대성 화백과 지역 미술인들 간 갈등이 일면서 출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면서 이달 4일 박 화백과 최양식 시장이 최종 합의를 했지만 지역 미술인들이 합의안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의 소통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솔거미술관관 관련, 시는 미술관 이름은 그대로 쓰되 전시실 5개(452㎡)를 모두 박 화백이 사용하고, 작업실(132㎡)을 전시실(기획전시실)로 전환하고, 당초 박 화백이 기증 약속한 670점에 대한 기증식을 한 뒤 4월쯤 미술관을 개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