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시대에 주 투자 대상은 부동산이었다. 1962년부터 1989년까지 26년간 땅값이 600배 뛰었다는 통계도 있다. “땅값은 내리는 법이 없다” “땅값은 매일 널뛰기를 한다”는 소리가 난무했으니, 돈 가진 사람이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으며, 성인군자이거나 바보라 했다. 이 시절에 `복부인`이 생겼다. 대부분 권세가의 부인이었다. 개발정보를 가진 고위층의 부인들이 부동산가를 누볐다. 그래서 “고관 부인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라”는 `부동산투기 지침`도 있었다. 오늘날 국회 인사청문회때 단골로 걸리는 것이 부동산 투기인 것도 그 영향이다.
기업들이 생산투자는 하지 않고 부동산 투기에 몰리자, YS정부는 유휴 부동산에 중과세하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이 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되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부동산 투기로 얻는 `재미`가 워낙 좋아서, 마치 자동차 바퀴가 돌부리에 걸린듯 잠시 주춤하다가 말았다. 지금도 기업들이 투자보다 투기에 군침을 흘리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원전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영덕지역이 투기대상이 되고 있다. 여전히 복부인들이 설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산지는 30% 가량 값이 뛰고, 전·답은 약 3배 가량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개발예정지역에 투기가 몰리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고, 부동산소개소들은 `계속적인 가격상승`이라는 미끼를 던진다. 계약서 종이만 왔다갔다 하면서 값을 올린다. 그러다가 재수 없는 사람은 `상투`를 잡아 한 살림 날린다. 부동산 투기에 뛰어드는 사람은 대부분 `외지의 돈 가진 사람`들이라, 현지인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거래자 명단을 공개하는 등 개발지역 토기거래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
한편 포항 기쁨의 교회 옛 부지를 `하나님의 교회`측이 매입하자 여기서 또 갈등이 벌어진다. 유치원을 짓는다 해서 교회를 팔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기독교총연맹이 이단으로 규정한 교단에서 사들여 교회로 리모델링한다해서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는 등 말썽이 되고 있다. 매매계약 취소 소송이 진행중이라 하는데, 종교상의 문제와 민법상의 문제가 충돌하니 이 또한 풀기 어려운 갈등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어디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