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근 발표 3년만에 빅히트… `한국인 애창곡` 1위에 뽑혀
그는 2일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에 데모곡을 받았을 때 감이 안 잡혔는데 아내가 노래를 듣고는 `내가 쉽게 부를 정도면 사람들이 많이 따라부를 것 같다`고 얘기해 선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최근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 애창곡`1위에 뽑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곡으로 선정됐다.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내 나이가 어때서` 중) 지난 2012년 발표된 이 곡은 오승근이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지만 정감 어린 멜로디에 노랫말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 널리 구전됐다.
방송 전파를 탄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배우 나문희가 SBS 주말극 `기분 좋은 날`에서 극 중 결혼식 축가로 부르고,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이 드라마 OST 곡으로 리메이크했다. 또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주말극 `가족끼리 왜 이래`의 마지막회에서도 배우 양희경이 `가족노래자랑`에서 불러 다시 화제가 됐다.
다음은 `꽃 중년`들의 `18번` 곡으로 떠오른 이 곡의 주인공 오승근과의 일문일답이다.
- `내 나이가 어때서`가 `한국인 애창곡` 1위로 뽑혔는데.
△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 2012년 출시 당시 행사장과 방송에서 부르면 50~60대에서 반응이 무척 좋았고 노래교실에서도 100% 불리는 노래였다. 하지만 3년이 흘러중장년층을 넘어 여러 세대에 불리니 기분이 좋다. 2001년 `있을 때 잘해`가 히트한후 중간에 신곡 두 곡을 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니 대략 15년 만에 널리 사랑받은 셈이다.
- 노래의 히트 비결이 뭐라고 여기나.
△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해 준 건 아무래도 `내 나이가 어때서`란 제목과 노래 가사가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보통 대화를 하다가도 “나이들어 뭐 하겠느냐”고 하면 “내 나이가 어때서”라고 말하지 않나. 하하.
- 처음엔 이 곡을 녹음할지 고민했다고 들었다.
△ 가수들이 보통 데모곡을 받고서 `내가 불러야 해`라고 생각하는 곡이 10곡이면 2곡 정도밖에 안 된다. 반주 상태로 받아 몇 번 들어보니 내게 안 맞는 것 같아 감이 안 잡혔다. 그런데 아내가 듣고서 `내가 쉽게 부를 정도면 사람들이 많이 따라부를 것 같다`고 얘기해 선택했으니 아내가 마지막으로 선물해준 곡이다. 그동안 내노래는 좋아해도 따라부르기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좋은 노래는 쉽게 귀에 들어오고 따라부를 수 있는 곡이다.
- 김자옥 씨가 살아계셨다면 무척 좋아했을 것 같다.
△ 아내가 정신이 있을 때면 마치 유언처럼 “아빠(오승근) 노래 열심히 해. 영환이(아들) 하고 예쁘게, 행복하게 살아야지”라고 얘길 했다. 지금도 그 얘길 떠올리면 마음이 뭉클하다.
- 마음은 좀 추슬렀나.
△ 조금 나아졌지만 몇 년이 지나면 모를까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살아있는 것만 같다. 아내가 외국에서 유학하는 아들 곁에 길게는 9개월까지 가 있은 적도 있고, 배우니까 촬영 때문에 집을 비운 적도 있어 마치 외국 여행 가있는 듯하다. 유품을 꽤 정리했는데 나하고 같이 쓴 가구도 여전히 있고, 내게 남긴 메모도 갖고 있다. 메모에는 좋은 내용도 있고 나쁜 내용도 있는데 아내가 나쁜 글은 아들한테 줬나 보더라. 아들이 “아빠 읽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얼마나 나를 야단친 글이기에.(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