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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뒤엉킨 순수한 남녀의 감정·교감 이야기

연합뉴스
등록일 2015-02-26 02:01 게재일 2015-02-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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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순수의 시대` 내달 5일 개봉<BR>신하균·강하늘 주연… 파격 변신

조선 건국 7년째인 1398년에 대해 역사는 `제1차 왕자의 난`이 벌어진 해로 기록하고 있다.

조선 건국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세자 책봉에서 제외된 태조 이성계의 5번째 아들 이방원(태종)이 사병을 동원해 정도전과 남은 등 반대 세력을 제거하고 배다른동생인 세자 방석과 그의 형 방번을 살해했다는 내용이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영화 `순수의 시대`는 여기에 정도전의 사위인 `김민재`(신하균)와 정도전의 외손자이자 태조의 딸 경순공주의 남편인 `김진`(강하늘)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해 보탰다.

외세의 침략과 세자 책봉 문제로 혼란스럽던 1398년, 조선의 국경선을 지킨 공로로 군 총사령관이 된 김민재는 연회에서 어릴 때 여읜 여진족 어머니와 닮은 기녀`가희`(강한나)를 보게 된다.

권력을 향한 욕망을 잠시 감춘 오랜 벗 `이방원`(장혁)과 이방원을 견제하며 김민재를 이용하는 장인 `정도전`의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김민재는 능욕당할 위기에서 가희를 구한 뒤 그녀를 집으로 들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사실 가희는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것도 모자라 어머니까지 억울하게 잃은 슬픔에 복수를 하고자 김민재에게 접근한 것. 복수의 대상을 향해 한 발씩 다가갈수록 김민재가 보이는 진정한 사랑에 흔들린다.

시작부터 유혈이 낭자한 전투 장면과 격정적인 베드신을 교차해 보여주는 영화는 `순수의 시대`라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바와는 달리 격정 멜로물에 가깝다.

`아랑`·`블라인드`에 이어 메가폰을 잡은 안상훈 감독은 최근 시사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욕망이 뒤엉킨 가운데 한 남자의 한 여자에 대한 감정과 한 여자의 한 남자에 대한 감정이 가장 순수하고, 수많은 욕망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욕망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수한 사랑이라고 치부하기에 영화는 꽤나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다. 서로 다른 욕망이 난삽하게 뒤엉켰기 때문이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았던 굳건한 남자가 자신을 유혹하려접근한 여자 때문에 끝내 무너지는 줄거리는 리안 감독의 `색, 계(色, 戒)`를 연상하게 하나 정교함이나 예술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엉덩이 골`을 노출하는 파격 의상을 선보여 화제가됐던 신인 배우 강한나는 첫 주연작인 이번 영화에서 거침없이 노출신을 소화했다.

때로는 한 남자의 연정 앞에 순수한 모습을, 때로는 복수를 위해 남자를 유혹하며 속으로 칼을 가는 독한 모습을 선보이는 그녀는 각기 다른 욕망을 지닌 세 남자 주인공과의 베드신을 선보인다.

강한나는 간담회에서 “복수하고 싶은 증오심과 사랑의 마음이 드는 애정은 사실한 끗 차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했던 것은 김민재와의 베드신이었는데 비단 남녀의 베드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순수한 한 남녀의 모습이라고 생각해 감정 변화와 교감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1998년 데뷔한 이래 처음 사극에 도전한 신하균은 `신경질적인 근육`과 역동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엄친아` 이미지가 강했던 강하늘의 변신은 놀랍다. 원하지 않았던 부마 자리에앉으면서 벼슬길도 막혀 버린 김진의 비뚤어진 욕망을 비열하고 몽환적인 눈빛에 담아냈다.

영화의 원작 시나리오는 “시대가 모호하게 처리된 멜로 중심의 얘기”였다고 한다. 안 감독은 “그 감정을 다루기 가장 극적인 시대가 조선 건국 혼란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3월 5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13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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