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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수식어 보다 `배우`로 불리고파”

연합뉴스
등록일 2015-02-11 02:01 게재일 2015-02-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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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달수,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서 명품 감초연기 펼쳐
“감초는 (영화에서) 빠지면 안 되는 역할이에요. (감초가 빠지면) 그 약은 써서 못 먹죠. 삼킬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바로 감초입니다.” 영화를 보는 재미는 관객마다 다르겠지만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주인공의 열연과 탄탄한 시나리오 등이 그 이유가 될 만하다. 거기에 `감초`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일 터.

`명품 조연`, `신 스틸러`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배우 오달수(47)는 바로 그런 감초 역할을 도맡아 했다. 심드렁한 말투를 툭툭 내뱉는 오달수의 무표정한 얼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한다.

하지만 9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오달수는 의외로 위트보다는 진지함이 넘쳤다. 물론 예상보다 머리도 컸다.

“제 실제 성격이요? 진중하죠. 집안 가훈이 `말을 더듬어라`입니다. 말을 할 때 항상 생각하면서 하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어요. 말을 더듬어라. 봐요, 지금도 생각하면서 얘기하잖아요.” 진지한 표정으로 느릿느릿 던지는 말은 그러나 묘하게 웃음을 유발하는 힘이 있었다.

오달수는 오는 11일 개봉하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에서 천재와 허당을 넘나드는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을 도와 사건을 파헤치는 서필 역을 맡았다. 2011년 설 극장가를 휩쓴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 후속편이다.

“전편이 거칠었다면 이번 작품은 깔끔해지고 정리가 잘 됐어요. 군더더기가 없잖아요. 1편을 해놓으니까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크게 없었죠.”

함께 호흡을 맞춘 김명민에 대해서는 “원래 `쌈마이(삼류라는 뜻의 일본어)과`”라며 “`조선명탐정`을 찍을 때는 완전히 파닥파닥 물 만난 고기였다”고 설명했다. “김명민은 무명 시절을 오래 겪어서 안 해 본 역할이 없어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김명민을 생각할 때 지독하게 살을 빼서 뼈밖에 안 남은 뭐 그런 모습이죠. 하지만 코미디를 정말 즐기면서 하더군요. 물론 다른 역할도 즐길 양반이지만요. 속으로 `저거 진짜 쌈마이다` 생각했죠.”

`올드보이`(2003), `음란서생`(2006), `구타유발자들`(2006), `좋은 놈 나쁜 놈이상한 놈`(2008), `방자전`(2010),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 `도둑들`(2012), `7번방의 선물`(2012), `변호인`(2013), `해적:바다로 간 산적`(2014),`국제시장`(2014) 등 그동안 오달수가 출연한 작품을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최근 그의 이름 앞에 수식어가 하나 더 붙었다. 바로 `한국영화 최초의 1억 배우`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 누적관객수가 1억명을 훌쩍 넘은 것.

오달수는 “`1억 배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쿨하게` 말했다.

“그냥 재미있어요. 부산과 서울을 왔다갔다하는 고속버스를 운전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 양반이 몇십 년 운전을 하고 보니 지구를 백 바퀴 돌았다고 생각해보세요. 재미있지 않나요? 물론 화젯거리도 되겠죠. 1억 배우라는 것도 화젯거리일 뿐이죠.”

`도둑들`에 이어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등 그가 최근 출연한 작품이 연달아 흥행을 거두며 `천만 클럽`에 가입했다.

오달수는 “나와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1천만명이 본다는 것은 뭔가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는 그냥 다른 수식어 말고 `배우`라고 불렸으면 좋겠어요. 배우라는 말은 아무나 못 가져요. 영국, 독일, 체코 등 연극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비행기 화물을 싣다가도 직업에 `배우`라고 쓰여 있으면 (직원이) 일어나서 짐을 받아요. 그만큼 유럽에서는 굉장히 존경받는 직업이죠. 엄격한 자기 관리와 통제, 작품을 보는 눈, 세계를 바라보는 성찰력, 이런 모든 게 갖춰져야 배우입니다. 전 아직도 `배우`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오늘 제가 왜 이렇게 말을 많이 하죠? 귀신에 씌었나 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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