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영리사업 못하는 재단법인으로 운영주체 설립<br> 올 예산 31억 투입… 대관료 등 수익은 11억 예상<br>“책임·흑자경영 가능한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경주】 경주시가 다음 달 2일 문을 여는 보문관광단지 내 화백컨벤션센터(HICO) 운영 주체로 `재단법인`을 설립, 안정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힘을 모아 유치한 방폐장 건립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1천200억원을 들여 건립, 기부채납한 HICO가 시민들의 또 다른 혈세를 빨아먹는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지나 않을 지 시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경주시는 HICO 운영을 위해 이미 (재)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설립, 연봉 9천만원의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 15명을 채용한 상태다.
이에 시는 올해 HICO의 인건비, 관리비 등을 합해 총 3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20억원을 확보해 둔 상태다. 나머지 11억원은 시설 대관비와 식음료사업 수익, 부대시설 임대료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지만 뜻대로 안되면 시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재단법인의 경우 영리사업 자체를 못하게 돼 있어 운영비가 모자라면 시의 재정을 지원받고, 남으면 풍족하게 쓰면 되는 `철밥통`이 된다. 사장도 경영 결과에 대한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아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매번 경북도와 경주시비를 지원받아 대형 행사를 치르는 (재)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좋은 본보기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영 부실이 오더라도 뽑아 둔 직원을 내보낼 수도 없고 연간 30억여원에 이르는 운영·관리비의 상당 부분을 매년 시가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따라서 경주시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는 주식회사로 출범해야 법인 자체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면서 수익 사업을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전개, 흑자 행진을 이뤄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이사의 경우도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과 인센티브 보장 등 신분을 보장받을 수 있어 `책임경영`이 가능하고 능력 미달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처우를 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의 주요 전시컨벤션센터인 대구 엑스코(EXCO)의 경우는 당초 사단법인에서 2007년 `주식회사` 법인으로 변경, 국제적 규모의 회의와 자체 기획 전시 등 행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국적인 규모로 성장했다.
한편 HICO는 연면적 3만1천307㎡,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축물에 메인 로비와 3층 홀을 신라금관을 본뜬 그랜드월로 꾸미는 등 신라 천년의 혼을 담아 화백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의지를 표현했고, 야외에는 동궁과월지를 재현해 놓았다.
/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