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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큼 화려했던 시절 안올 듯”

연합뉴스
등록일 2015-01-27 02:01 게재일 2015-01-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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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훈·김건모 등 키워낸 90년대 히트곡 제조기 김창환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통해 1990년대 가수와 히트곡이 재조명되는 바람이 불었다. 20여 년 전 음악이지만 3040세대엔 추억으로, 1020세대엔 신선함으로 다가가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뒤흔들었다.

그중 1995년 1월 발표된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은 꼭 20년 만에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거리와 카페에 다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 곡을 만든 사람은 1990년대 대표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김창환(52)이다.

과거 한 신문에는 `1990년대는 서태지와아이들과 김창환으로 대변된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1990년대 `라인기획`을 이끈 김창환은 싱어송라이터 신승훈을 데뷔시켜 1~6집을프로듀싱했고, 김건모를 발굴해 1~3집의 히트곡을 작사·작곡했다. 노이즈, 박미경,클론도 그의 손에서 스타 대열에 올랐다.

1990년대를 뒤흔든 그의 히트곡은 무수하다. 김건모의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핑계` `잘못된 만남`, 신승훈의 `날 울리지마` `오랜 이별 뒤에`, 노이즈의 `변명` `상상속의 너` `어제와 다른 오늘`, 박미경의 `이유 같지 않은 이유` `이브의 경고`,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 `도시 탈출``초련`, 엄정화의 `몰라` 등을 작사·작곡했다.

2000년대에도 베이비복스의 `우연`, 김태영의 `오랜 방황의 끝` 등의 히트곡을 냈고 홍경민, 채연, 이정을 데뷔시켜 성공하게 했다.

김건모와 신승훈의 앨범 등 그가 프로듀싱해 밀리언셀러가 된 앨범도 여러 장이다. 레게·테크노 등의 장르를 유행시켰고, 클론을 대만에 진출시켜 중국어권 한류의 싹을 틔우기도 했다.

요즘 같은 1990년대 복고 열풍을 이야기할 때 그가 빠질 수 없는 이유다.

시대를 풍미한 김창환을 최근 서초구 방배동 그의 녹음실에서 만났다. `토토가`를 보며 감회가 새로웠을 법하다.

“가족이 있는 미국에 있을 때였는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이 올라오며 난리가 났더라고요. 이런 반향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죠. 당시 청년기를 보낸 3040세대가 그 시대에 대한 그리움이 컸나 봐요. 추억을 다시 건드려준 느낌이었죠.” 1990년대는 노래만큼 추억을 준 문화가 없었다. CD를 사려고 음반 매장 앞에 줄을 섰고 가요 프로그램을 보는 게 낙이었다. 수학여행을 갈 때 필수품은 손안에 쏙 들어오는 `가요 책`이었다. 길거리 카세트테이프 노점상(길보드)과 락카페, 클럽에는 가요가 울러퍼졌다.

그는 “팝의 추억이 많은 1980년대와 달리 1990년대는 음반판매량의 대부분이 가요였다”며 “이때부터 가요가 80%, 팝이 20%로 음악 소비의 비중이 바뀌었다. 그래서다른 시대보다 유난히 가요에 대한 추억이 많다. 모든 추억이 음악에 녹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훈을 통해 프로듀서로 데뷔해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그는 “1990년대가 내 전성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그땐 나도 `젊음`이었으니 내가 읽는 트렌드가 시대의 젊은이가 원하는 것이었다”며 “나이가 드니 나와 젊은이의 생각이 다르더라. 그들의 문화 안에 내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이어 1990년대 만큼 화려한 가요 시절은 안 올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아이돌 가수가 차트 1등을 해도 그때처럼 전 국민이 알진 못하잖아요.

그땐 대중의 노래에 대한 소유욕이 강했고 배우보다 가수의 광고료가 훨씬 높을 정도로 음악 콘텐츠가 중심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디지털 시대로 바뀐 지금은 음악 외에 재미있는 게 너무 많아요.” 그러나 그는 지금껏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길을 개척했듯이 지금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을 파고 있다.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세계적인 DJ인 케빈 해리스, 아비치 등의 뮤지션을 거론하며 이 장르를 가요에 녹여내는게 2015~2016년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난 취미가 직업이 된 사람”이라며 “DJ를 할 때도 행복했고 지금은 EDM에 도전하는 즐거움으로 산다. 가장 두려운 건 젊은 세대가 날 밀어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음악을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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