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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모습 담아낸 것에 만족해”

연합뉴스
등록일 2015-01-16 02:01 게재일 2015-01-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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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호 영화 `강남 1970`서 첫 주연 꿰차… 김래원 등과 호흡
“`종대`라는 인물을 통해 이 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했습니다.”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상속자들` 등을 통해 한류 스타로 부상한 이민호(28).

재벌 2세의 이미지로 대중에 각인된 그가 이번에는 넝마를 주우며 연명해야 하는 밑바닥 생활로 내려왔다.

이민호는 오는 21일 개봉하는 유하 감독의 신작 `강남 1970`에서 주인공 `김종대` 역을 맡았다. 그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이민호는 지난 14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한 인터뷰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에게 `저럴 때가 있었지`라며 좋게 추억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런 씁쓸함을 통해 지금의 상황에 감사하면서 더 즐겁게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1970년대 강남 개발이 막 시작되던 시절, 강남의 땅을 둘러싼 이권다툼에 휘말린 두 청춘의 얘기다.

극 중 종대는 같은 고아원 출신인 용기(김래원 분)와 넝마주이 생활을 하다 유일한 안식처였던 판자촌이 철거되고 우연히 전당대회를 망치러 가는 건달패에 끼면서 인생의 변화를 겪는다.

용기와 헤어진 종대는 자신을 거둔 길수(정진영)와 선혜(김설현) 부녀를 지키기위해 한 방을 노리며 강남 개발의 이권 다툼에 뛰어들게 되는 인물이다.

“당시에는 그런 힘든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없었다면 지금 세대에는 조금 더 많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일도 있죠. 20대에게 그런 감사한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이민호는 “나도 20대라 내 친구들도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갖고 있다”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놓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20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판타지 세계에나 존재할 것 같은 이미지를 주로 연기했다면 이번 영화를통해 비로소 현실 세계에 두 발을 디딘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민호는 “제가 현대의 강남 남자 느낌이 물씬 나는 배우인데 아무것도 없는 강남에 들어가서 연기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대중이 호기심 있게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걸 얼마나 잘 푸느냐, 잘 녹여내느냐가 제가 배우로서 해야 할 몫이었죠.”

“종대는 그저 가족과 살 수 있는 집, 끼니를 거르지 않고 먹을 밥이 필요했던 거죠. 소박한 꿈이죠. 용기보다 멀리 볼 줄 알고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인물이라 땅을 택한 것일 뿐이에요.” 영화는 “권력이 폭력을 소비하는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아무래도 꽤 폭력적이다. 거친 액션이 난무하고 곳곳에서 피가 튄다.

이민호는 “기존에는 달달한 연기만 했다면 또다른 모습을 내비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했다.

유하 감독은 최근 언론 시사회 후 한 간담회에서 “아무래도 `폭력 3부작`을 표방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강도가 셀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면서 “70년대가 폭력적인시대이다 보니 폭력성을 배우들에게 좀 더 투영해서 찍은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민호는 “감독님은 의식주에 관련된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고 나도 영화를 찍으면서 한 번도 누아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원래 저는 남성성이 더 강한 사람인 것 같아요. 예전에도 로맨스나 멜로물을 보기보다 누아르 장르를 찾아보곤 했거든요. 영화를 찍으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제 마음도 피폐해진 건 사실이에요. 영화를 하면서 솔직히 예전보다 주변에 화도 많이 낸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 자신이 많이 순화했는데 이번에는 옛날 날 것의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종대는 답답한 현실과 출구 없는 삶을 자기 손으로 깨부수겠다고 그 길을시작한 인물”이라며 “가족과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 길을 간다는 감정만 가지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촬영을 마치고 나니 꼭 70년대를 갔다 온 느낌이에요. 마음 한편에 씁쓸함과 처연함이 같이 있으면서 마치 하나의 추억처럼 느껴져요.” 그는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완전히 풀어지는 역할을 20대가 가기 전에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고 재벌 2세 역할을 무조건 안 할 계획은 아니라고 한다.

“드라마에서 부잣집 소재가 빠질 수 없긴 하잖아요. 얼마나 다르고, 설득력을 가지냐의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또 부잣집 (아들)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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