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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 보는 근현대 영일만 풍경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5-01-14 02:01 게재일 2015-01-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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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만의 풍경`展<br>한국 수채화 거목 이경희 화백<Br>1940~70년대 작품 53점 공개
▲ 이경희 작 `포항 대보 갈치배`

근현대 영일만의 풍경이 그림으로 되살아 난다. 영일만의 역동적인 모습을 화폭에 옮겨 놓은 한국 수채화의 거목 이경희 화백(89)의 영일만 풍경전이 마련됐다.

포항시립미술관은 2015년 새해를 맞아 15일부터 오는 3월 29일까지 미술관 3, 4전시실에서 `이경희, 만(灣)의 풍경` 전시회를 개최한다.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선명히 보여주는 이번 컬렉션전은 원로작가 이경희 선생이 194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에 포항을 배경으로 그린 수채화 작품 53점이 선뵌다.

이번 전시 작품은 이 화백이 지난해 10월 포항시에 기증한 작품들로 이번 특별전을 통해 포항시민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포항의 근대성은 물론 한국 수채화 역사의 중요한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로 포항시립미술관의 지역 미술사 정립을 위해 지속적인 작품 수집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전시 작품 가운데 `포항의 부두`는 이경희 화백이 1949년 국전 첫 회에 특선을 받은 작품으로 미술사적으로나 포항근대사에 큰 의미를 지닌다.

전시작품들은 모두 동해안 최대 어업항인 구룡포항과 죽도시장, 송도해수욕장 등 근현대기 포항의 풍경들을 주제로 경쾌하고 화려한 필치로 표현된 작품들이다.

이와 함께 이경희 선생의 국전 특선 상장, 화구, 팸플릿, 포항 풍경을 담은 스케치북, 13세 때 그린 수채화, 화가의 사진 등 관련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

영일만(迎日灣)은 유장하고 매우 급하며 돌연한 물굽이와 깊고 얕음의 변화가 흥취를 자아내고 해변 주위로 모여 있는 마을들은 역동적이며 경쾌한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는 곳이다.

이 같은 영일만의 풍광들은 포항지역 정서와 예술을 길러 냈고, 국내 수많은 예술가에게 감흥을 일으켜 작품 제작을 위해 많이 찾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원로화가 이경희 선생 역시 젊은 시절 영일만의 풍경에 매혹돼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품을 제작했고 여기에서 길러진 예술적 감성은 완숙한 예술관을 성취하는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이경희 선생이 바라보는 포항은 고스란히 화폭으로 옮겨졌다. 치열한 삶의 현장과 휴양, 풍요가 한데 어우러진 역동적인 에너지가 있는 곳으로, 맑디맑은 포항의 하늘빛과 물빛, 그리고 여기에 주어진 어부들의 삶을 마치 여유로움을 즐기는 요트 배를 타는 풍요로움으로 표현됐다.

또한 부둣가 배들의 모습은 눈에는 거친 항해 이후 새로운 충전을 위한 안식처처럼 보였고 정비를 마친 어선은 다시 조업을 떠나려 바닷물을 가르며 힘차게 미끄러져 나아가는 희망을 상징한다.

이러한 풍경을 통해서 이경희 선생은 `삶의 희망과 휴식, 도전의 반복과 순환`으로 예술적 감흥을 구체화했으며, `포항의 풍경과 뱃전에서 일하고 있는 어부들의 강인한 삶`을 속도감 있는 붓질과 화려한 색채로 건강한 삶의 현장을 표현했다.

이경희 화백은 1925년 대구에서 출생했으며 한학자인 조부와 서도(書道)에 관심이 많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글씨와 그림에 심취했고 끝내 화가의 꿈을 이뤘다.

▲ 이경희 화백
▲ 이경희 화백

이경희 화백은 개인전 50여회, 국전 특선을 비롯해 9회 입상, 국전 추천작가 12회, 국전 초대작가 8회, 국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대통령교육표창(1962), 금복문화예술상(1991) 등을 수상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해마다 우리 지역과 관련된 작가와 작품 수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날 세계 선진 미술관의 사례를 엿볼 수 있듯이 미술관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소장품이며, 미술관의 위상은 소장품의 가치와 직결된다.

특히 지역 미술사의 보존과 연구를 위한 기초를 마련하고, 문화예술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임을 알고 국내 공립미술관들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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