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갤러리 `라우` 31일까지 아프리카 작가 초대 전시회
경주에 있는 갤러리 라우가 2015년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프리카 미술 전시회로 시작한다.
최근 한국에는 아프리카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음악공연은 물론 미술전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물질문명의 발달에 따른 정신의 피로가 순수성이 여진히 간직되고 있는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갤러리 라우는 우리와 다른 테마를 주제로 다양한 세계를 보여주는 아프리카작가들을 초대했다. 전시회는 6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진다.
△조세프 카툰(Joseph Cartoon)
카툰은 네개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그렸다. 자신은 네 개라는 숫자가 좋아서 그렇게 그렸다고 한다.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모두가 그의 세계인 것이다.
카툰은 드러나지 않은 한 개의 손가락과 한 개의 발가락을 통해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 혹은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을 희망한다.
카툰은 네 개의 손가락과 네 개의 발가락을 통해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은연중에 학습시키고 있다.
△세네갈 케베(Ibrahima Kebe)
케베의 그림에는 꽃을 든 여자와 남자가 많이 등장한다. 그에게 있어 꽃은 인연의 끈을 맺고픈 마음일 수도 있고, 혹은 욕구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래서 케베의 꽃은 하나의 의미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프리카라는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기에 누군가가 곁에 있을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바로 꽃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부샤리아(Abushariaa)
아부샤리아는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Darfur) 지역의 슬픔을 그렸다.
1956년 영국과 이집트의 통치에서 독립한 신생국 수단(Sudan)은 식민정책의 후유증으로 남북 간의 심각한 대립을 겪으며 다르푸르 사태가 났다.
민간인 학살과 부녀자 강간 등 반인륜적 범죄의 자행과 굶주림 및 질병 등으로 현재까지 2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아부샤리아는 이 아프리카의 비극인 다르푸르 지역의 다양한 형태의 공포, 걱정, 희망 등을 화폭에 분할해 히잡이나 차도르 속에 슬픔을 감춘다. 그리고 모스크(mosque)에서 위로 받는 영혼의 모습을 동화적 상상으로 그려내면서 피안의 세계와 접속하고 있다.
△아세파(G. Assefa)
아세파(1967~)는 러시아의 모스크바 예술대학을 졸업한 후에 아디스아바바 미대에서 회화와 그래픽을 가르치고 있다. 아세파는 이디오피아의 여러 제한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여인`이라는 테마를 통해 예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세계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음부티아
음부티아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케냐를 희망으로 그려낸다. 그러나 서구미술가들의 평론은 혹평에 가깝다. 케냐의 일상은 비극에 가까운데 너무나 밝게 표현된 것이 작위적이라는 점에서 음부티아는 팔기 위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음부티아는 “내 모든 작품은 고유하다. 캔버스 위에서 내 손은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그 속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색이 융합된다. 만약 내 작품이 서구의 작품과 비슷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고 말한다.
△세바스찬
세바스찬(1971~ )은 지극히 평범하게 살며 케냐 응게샤(Ngecha)에 있는 Egerton대학의 농경대를 나왔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드로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대학졸업 후 응제차(Ngecha)의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미술로 전향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세바스찬의 첫 미술작업은 벽화로 시작된다. 그는 찻집, 정육점, 슈퍼, 빌딩 등 건물의 벽에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그린다. 작품의 내용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그리고 있는 것도 이 벽화작업의 영향이 크다.
△리차드(Richard Kimathi)
리차드(1971~ )는 여느 아프리카 작가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끼를 보였다. 교과서의 흰 여백이나 교실의 벽 그리고 동네 담벼락에 마구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지만, 그는 자신이 할 일을 어렸을 때부터 미리 알았다고 했다. 리차드는 1997년 이스트아프리카 산업미술전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서구미술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유엔에서 발행한 우표그림을 그리게 되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리차드는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전시회를 가지면서 케냐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헨드릭 릴랑가
헨드릭 릴랑가는 1993년부터 페인팅을 시작했다. 그의 외할아버지이자 서구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조지 릴랑가로부터 작가로서의 가르침과 많은 영감을 받아 `릴랑가 스타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년에 여러번 유럽에서 전시와 퍼포먼스를 하고 있으며 특히나 퍼포먼스는 항상 뜨거운 인기를 받고 있다.
△아산 닝(Assane Gning)
아프리카라는 테마는 어른보다도 어린이에게 먼저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큰 감동과 의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 문화에 담겨진 `인간`이라는 키워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성교육의 내용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그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무칼라이(Mukalay)
무칼라이 그림에는 빗, 원, 호리병, 물고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 모든 장치들이 물에 대한 소망으로 연결된다. 아프리카의 신화에는 하늘여신이 빗질을 하여 머리를 휘날리면 비가 내린다고 한다. 빗은 비를 내리게 하는 도구인 것이다. 그림 곳곳에 있는 동그란 원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고, 비를 모아두고 싶은 간절한 소망은 호리병으로 표현된다. 물 없이 물고기가 살 수 없듯이 강이나 늪에 물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물고기를 그려 넣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