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 가구주가 되어 혼자 산다는 것은 고독하고 씁쓸하고 어둡고 허망한 것일까. 소득, 건강, 자유, 기후, 정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중의 하나가 스웨덴이다. 전통적 동양 사고로 봤을 때 이는 매우 모순적인 결과이다. 가족과 헤어져 나 홀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어찌 살기 좋은 나라의 상위권 순위에 오를 수 있단 말인가. 가족 해체의 징후가 농후한데 거기서 파생되는 여러 사회 문제는 얼마나 많을 것인가. 하지만 스웨덴발 일인 가구에 대한 이런 경고음이 세계로 퍼진 적이 없다.
일인 가구의 형성 이유가 강제성에 있다면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하지만 스웨덴의 경우 `자발적 선택`에 의한 일인가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원해서 하는 독립생활이니 고독사니, 유폐 의식이니 하는 부정적 사례에서 한참 멀다. 스웨덴 사람들은 혼자 살 수 있는 여건을 국가적 시스템이 보장해준다. 독립자금을 지원해주는데다 혼자 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 사회보장제도라는 안전망이 마련되어 있다.
복지가 구현 되는 사회에서는 인간의 자율성에도 날개가 달린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지만 개별성을 확보하고 싶은 욕망의 존재이기도 하다. 가족과 핏줄 앞이라 해도 `혼자이고 싶은 갈망`을 약화시키지는 못한다. 나 홀로 족이라 해서 가족을 버리거나 사회적 관계를 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웨덴의 경우 일인 가구가 가족의 붕괴가 아니라 가족의 안정화를 꾀하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롭다. 이 모든 과정에 복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복지 시스템이지 모여 살든 홀로 살든 그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