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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준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11-17 02:01 게재일 2014-11-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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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돈이 행복의 기준이라고 보는 이도 있고, 사람과의 교감에 제 행복의 근간을 두는 이도 있다. 많이 아파본 사람은 건강만이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말하기도 할 것이다. 이 모든 기준을 넘어서 진정한 행복이란 `혼자만의 시간`에 만족할 수 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외로워 외로워서 못살겠어요, 라는 오래된 유행가 가사가 있다. 사람 곁에서 위안과 행복을 느끼고 싶은 그 처연한 상황이 애처롭기만 하다. 외로운 게 사람이긴 하지만 외로워서 못 살 정도이면 몸과 마음이 아픈 상태이다. 아픔은 행복의 주적 중의 하나이고, 그 아픔이 혼자이고 싶지 않은 갈망 때문에 생긴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다 갖춘 사람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없다면 그것은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모든 문제는 사람이 만든다. `어찌하면 좋을까요?`라고 어떤 문제 앞에서 우리가 탄식할 때 그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방법을 묻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답은 내 안에 이미 있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고 확신을 주는 사람 곁에서도, 내 안의 답이 셋이면 셋이라고 생각하는 게 사람이다. 둘 더하기 둘은 다섯이라고 에두르는 화법으로 정답을 내놓지 않는 식의 명답을 내놓는 현인 앞에서도, 내 안의 답이 넷이면 넷이라고 결심을 굳히는 게 사람이다. 긍정적 측면에서 이 정도 되면 그 사람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뭔가에 자신의 에너지를 오롯이 쏟아 붓기 때문이다.

사람 곁에서 위안과 화평을 얻는 게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온전한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진실로 행복하려면 사람 없는 그 순간에도 스스로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것. 혼자 있는 시간이 확보되었을 때, 그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를 정도로 충족감을 경험한다면 그런 사람이야말로 진심 행복한 사람이다. 생산적인 뭔가에 제 기를 오롯이 쏟으려면 사람과 멀어져 있어야 유리하다. 혼자 있을 때 평안한 만족감을 느끼거나 지극한 자존감을 맛본다면 당신의 행복지수는 아직 믿을만하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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