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문정희 열연한 MBC `마마` 종영… 시청률·작품성 모두 잡아
성인 남녀의 이별이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의 이별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속절없이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피붙이와의 이별은 마취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은 채 생살을 베어내는 아픔으로 다가오고는 한다.
MBC TV 주말극 `마마`는 열세살 생때같은 외동아들을 홀로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야하는 시한부 인생 엄마의 애끊는 모정을 좇으며 지난 3개월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주인공 한승희(송윤아 분)의 대사처럼 `조금 일찍 이별해야하는` 관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주변을 정리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1회부터 24회까지 속이 꽉찬 이야기와 함께 펼쳐졌다.
드라마는 흔히 보아온 통속극의 설정에서 시작했지만 송윤아, 문정희라는 두 주연 여배우의 흠잡을 데 없는 열연과 불륜·돈·교육·혈연 등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 그리고 죽음이라는 신의 영역 앞에서 인간이 꿈꾸어보는 판타지를 따뜻하게 버무리며 감정이입을 이끌었다.
특히 최근 많은 드라마가 마지막회에서 오히려 힘이 빠졌던 것과 달리 `마마`는마지막 24회 엔딩에서 클라이맥스를 찍으며 진한 감동을 전해줘 눈길을 끌었다.
◇ 9.6%로 출발해 최고 20.3%까지 기록
`마마`는 지난 8월2일 9.6%로 출발했지만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매회 시청률이 상승한 끝에 지난 12일 자체 최고 시청률 20.3%까지 기록했다.
19일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17.7%, 수도권 19.8%로 집계됐으며, 24회 평균 시청률은 15.1%로 나타났다.
`마마`의 이같은 성적은 최근 지상파에서 방송한 드라마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가운데 거둔 것이라 더욱 도드라진다. 최근 작품 중 방송 내내 화제를 모으며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린 드라마는 지난 12일 종영한 `왔다! 장보리`와 `마마`가 두 작품뿐이다.
특히 경쟁사인 KBS와 SBS의 주말드라마들이 수개월째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지난 몇개월은 MBC 주말극의 독주였다.
◇ 통속극에서 시작해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승화
`마마`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아들의 이야기다. 헤어진 첫사랑이 자신의 아들을 홀로 낳아서 키워왔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중산층 남자의 앞에 갑자기 첫사랑과 그 아들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게다가 그 첫사랑은 시한부라 아이를 더이상 키울 수가 없다. 너무 흔해서 더이상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까 싶은 설정이다.
그러나 이렇게 출발한 `마마`는 계속해서 땅에 발을 붙인 상태에서 현실의 이런저런 면을 그리면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인간애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그저 그런 통속극`에 머물지 않았다.
거기에는 좀더 자극적인 것에 대한 유혹으로부터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중심을 지킨 유윤경 작가의 대본이 놓여있다. 한 남자의 첫사랑 여인과 그 아내가 깊은 우정을 나누고, 열살 어린 연하남이 시한부 미혼모에게 연정을 느끼는 다분히 억지스러운 설정도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유 작가의 뚝심이 이 드라마를 싸구려 신파극이 되지 않게 했다.
비뚤어진 교육열과 성공을 향한 타락한 욕망, 돈에 목숨 거는 인간상을 그리며 개연성을 확보하는 가운데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인 두 여자가 나누게 되는인간적인 교감을 설득력 있게 기승전결로 그린 `마마`는 최근 안방극장에서 `막장 드라마`가 아님에도 시청률과 작품성 모두를 잡은 드문 작품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