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직들의 관심은 항상 `표`에 있지만, 담배값 인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건은 청소년 건강문제이다. 담배가 각종 암의 원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청소년기에 적신호가 켜지면 나이가 들어서 국가적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생각하고, “어떻게 청소년 흡연율을 낮출 것인가”에 정책의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런데 한 방송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담배값 인상`에 관한 질문에 17개 전국 시·도지사들이 응답한 내용이 매우 실망스럽다. 찬성은 2명 뿐이고, 반대 4명, 어정쩡한 유보적 입장은 11명이나 되었다.
최근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이 확실한 주장을 밝혔다. “담배값 인상은 청소년 흡연율을 떨어뜨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결단”이라고 했다. 신체적으로 성장단계에 있는 청소년이 흡연으로 건강을 해치게 되면 의료비가 증가할 뿐 아니라 국가가 건강해질 수 없으니, 정부 주도로 청소년 흡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흡연자중 절반 이상이 19세 이하의 청소년이라는 통계가 있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26세까지 흡연을 하지 않으면 대부분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했는데,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중독이 되고, 성인이 돼서 암에 걸릴 위험성이 몇 배로 높아진다.
국립암센터 이 원장은 “폐암만 보더라도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25세 이후에 담배를 피운 사람에 비해 발병률이 3배 이상 높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담배값이 인상되면 담배를 끊거나 흡연을 시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담배값 인상은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담배를 마약류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중독성이 매우 강한 것이 담배이다. 그래서 자신의 의지력만으로 끊기 어렵고, 국가적 도움이 필요하다.
금연클리닉을 이용하고, 담배의 해독을 알리는 기회를 자주 갖고, 정부는 담배값 인상으로 청소년 흡연율을 낮춰야 한다. 유럽의 어떤 국가는 아예 담배의 생산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담배가 국가와 지자체의 중요 수입원이기는 하지만 청소년 건강을 담보로 잡을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