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약생활사` 신동원 지음 들녘 펴냄, 951쪽
고대에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개인들의 병앓이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떠했을까? 노비가 아프면 약을 썼을까?
문화재전문위원이며 카이스트 한국과학문명사연구소 소장인 신동원 씨가 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의료 행위의 미시사 `조선의약생활사`(들녘)를 펴냈다.
과학사로 서울대에서 학위를 받은 신 박사는 우리 선조가 많이 앓던 병과 죽음에 이르게 된 병, 병의 원인, 병으로 인한 고통, 치료의 방법, 의료제도, 의료지식의 활용 등 구체적 모습이 어떠했는지 추적한다. 실제로 병을 앓은 사람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미시사의 관점으로, 95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책은 고대에서 고려시대까지의 의약생활을 다룬 1부와 조선시대 향촌의 의약생활을 다룬 2부, 조선의 의약생활 변화를 다룬 3부로 구성된다. 특히 2부는 묵재 이문건의 `묵재일기`를 기반으로 조선시대 의약생활의 전모를 생생히 보여준다. `묵재일기`는 저자 자신과 가족, 노비, 이웃은 물론 가축들의 질병과 그 처방에 대한 기록까지 상세히 담아낸 귀중한 자료다.
저자는 미시사에의 천착을 통해 한국 의학의 기원과 한중일 3국 간의 관계 속에서 한국 의학의 위상, 의학과 의료 행위가 실제 민중의 삶에 미친 영향 등 학문적 궁금증에 관한 해답을 구한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