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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와 멋 어우러진 판소리 한마당

정철화기자
등록일 2014-09-16 02:01 게재일 2014-09-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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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기계면 전통가옥서 열린 `지음-명창의 판소리 다섯바탕` 네번째 공연 성황
▲ `지음-명창의 판소리 다섯바탕`에 초청된 김세미 명창이 `동초제 흥보가`를 열창하고 있다.
(사)전국푸른문화연대(이사장 이재원)가 기획한 `지음-명창의 판소리 다섯바탕` 중 올해 네 번째 공연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공연은 지난 13일 오후 3시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 새마을인성교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현대화된 시설의 공연장이 아닌 고풍스런 전통가옥으로 무대를 옮긴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공연장에서 열리는 국악공연이 접근성과 편리성, 고전과 전통이 한데 어우러지는 조화의 멋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의 전통과 어울릴 때 더욱 멋스럽다.

기와집 마당에 멍석을 깔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소리꾼이 구성진 우리 소리를 시원하게 완창을 한다. 끊어질 듯 이어지고 고요한 적막감이 흐르다가도 어느 순간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구성진 우리의 소리가락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린다. 하늘거리는 한복 소매자락 사이로 한들한들 부채가 춤을 춘다. 관객들은 어느새 여유와 멋스러움이 뭍어나는 우리 전통음악의 향기에 빠져들게 된다. `지음-판소리 다섯바탕`은 (사)전국푸른문화연대가 기획해 매년 포항 시민들에게 판소리 다섯바탕을 소개하는 공연으로, 올해로 5년째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한옥이라는 전통 공간에서 우리 전통 소리를 공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판소리 소개는 물론 한옥의 문화적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지음 무대는 `동초제 흥보가`로 꾸며졌다. 동초제 판소리는 동초 김연수 선생이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판소리의 한 계보로 가사 전달이 확실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 특히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설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동작이 정교하고 장단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지음 무대는 김세미 명창이 초청돼 동초제 흥보가를 들려줬다. 김 명창은 추담 홍정택 명창의 외손녀로 탄탄한 소리공력에 수려한 성음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원 춘향제 전국판소리경연대회에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후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김 명창은 이날 무대에서 판소리 종가의 소릿제를 구현해 내며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기계리 주민 김인철씨(66·농업)는 “현대 문명이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다 줬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이 있었다. 오늘 공연을 보고 나서 우리 몸속에 흐르고 있는 전통문화에 대한 상실감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랜만에 허전함을 채워주는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았고 앞으로 자주 이런 전통문화를 접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푸른문화연대 이재원 이사장은 “우리 전통 생활양식의 근간인 한옥의 고즈넉한 정취와 우리 소리 판소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공연이었고 현대화된 도시생활에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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