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평화·마스터포서 기타리스트 활동 조범진, 첫 솔로 앨범
“하와이언 기타를 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섯 살 때부터 기타를 잡아 좀 다룰뿐, 저보다 기타 연주가 탁월한 사람은 너무 많다”며 “사실 곡을 쓰고 노래도 부르니 음악을 하는 사람이란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설명을 곁들였다.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는 재즈 피아니스트 한충완과 함께 재즈 보컬로 공연을 했고, 교회에서는 CCM(복음성가) 솔리스트이며 대학에서도보컬과 기타를 가르친다.
이러한 음악 역량은 최근 그가 발표한 첫 솔로 앨범 `비제이 그루브`(BJ Groove)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이 앨범에서 전곡 프로듀싱은 물론 편곡, 기타 연주, 코러스까지 홀로 소화하며 `원 맨 밴드`처럼 작업했다. 물론 기타 연주에 가려졌던 보컬 실력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1996년 밴드 스토리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해 1997년 밴드 타임으로 MBC `록 음악제`에서 금상을 타며 정식 데뷔했으니 대략 20년 만에 자신의 앨범을 손에 넣은 것이다.
최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솔로 앨범을 1996~97년 즈음 내려 했다”며 “하지만 유명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 기타 세션으로 한 달에 몇백 만원씩 벌면서 부족한 게 없었다. 스케줄도 빠듯하다 보니 10여 년이 흘러갔다. 게을렀던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성에 젖은 시간을 반성하는 순간과 맞닥뜨렸다. 어느 날 한 가수의 공연에서 연주가 즐겁지 않았다. 이때부터 틈틈이 앨범 준비를 위해 곡을 쓰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는 2012년 `코리언 뮤직 페스티벌`에서 드러머 겸 엔지니어 최경태를만나면서 진행됐다. 최경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볼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의 메인 엔지니어로 그 덕분에 마돈나, 필 콜린스 등의 투어와 앨범에 참여한 세계적인 퍼커셔니스트 `루이스 콘 테`가 세션으로 참여했다.
그의 앨범은 록에 천착했을 듯하지만 솔, 소프트 록, 재즈, 블루스, 가스펠, 팝등 마치 그간의 이력을 써내려가듯 다채롭다. 학창 시절부터 프린스, 비틀스,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팻 매스니, 지미 헨드릭스, 잉베이 맘스틴 등 편식하지 않고음악을 섭취한 자양분 덕이다.
앨범은 콧대 높은 도도함을 버리고 대중적인 멜로디를 껴안은 점이 인상적이다.
타이틀곡 `신난다`는 듣고 있으면 비트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신나는 곡이다. 탄탄한 보컬로 `그녀가 와, 나에게로, 사랑의 꽃을 심었네~`란 후렴구가 한 번에 귀에 박힌다.
`아버지`와 `심장이 기억해`는 재즈와 블루스가 담긴 퓨전이다. `아버지`는 크리스천인 만큼 가사에 중의적인 뜻을 담았으며 `심장이 기억해`는 기타 솔로가 인상적이다. `혼돈의 날`은 기타 스킬을 보여주는 속도감 있는 밴드 사운드의 연주곡이며, `세상의 빛`은 어쿠스틱 기타의 손맛이 느껴지는 곡으로 어긋나고 상처 난 세상에도 밝은 빛이 비칠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다.
각기 또렷한 특징을 지닌 음악이 통일감을 주는 건 조범진 특유의 그루브(흥) 덕이다.
그는 “블루스가 내 음악의 모태이고 재즈 등 여러 장르는 요소들이지만 특정 장르를 얘기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수록곡 모두 그루브를 강조했는데 내 음악에 그루브가 없다면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루브의 핵심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희망이다”고 설명했다.
사랑과평화의 앨범은 이달 말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마스터포는 멤버 장혁과 이태윤이 너무 바빠 활동이 더딜 뿐 해체된 건 아니다. 물 흐르는 데로 이 스케줄을다 병행할 생각이란다.
그는 “1년 안에 다음 솔로 앨범을 낼 생각”이라며 “더는 후회를 하기엔 시간이 아깝다”고 웃어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