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출판사 여백 측에 따르면 에세이 모음집 출간의 계기는 애초 고인이 6~7년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찾아 책 한 권을 펴내자는 의뢰를 하면서다. 당시 이 전 장관은 기존 출간된 글들을 재출간하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이어서 성사되지 못하는듯했다.
그러나 고인은 지난해 타계 서너달 전 다시 이어령 전 장관의 집을 직접 찾아 모음집의 원고를 제시하면서 출간을 권했고, 결국 이 전 장관이 이를 수락하면서 출간이 성사됐다.
이어령 전 장관은 에세이집의 머리글에서 “내 가슴에 그렇게 큰 구멍 하나 뚫어놓고 가버렸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인호가 없었다면, 그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은 아마도 이 세상에 영영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 부재의 아쉬움을 달랬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다수의 저술을 남긴 이어령 전 장관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손꼽힌다.
출판사 측은 “이어령 선생의 옛글에는 시대의 한계에 매몰되지 않는 보편성이 있다”며 “창조적 지성의 깊고 너른 사유의 핵심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최고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