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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간 정든 마을서 마지막 한표 102세 노인·휠체어 탄 장애인도

6·4지방선거 특별취재팀
등록일 2014-06-05 01:33 게재일 2014-06-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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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현장 이모저모

미신고 차량 이용 경위 조사○…대구 수성구 모 양로원 거주 노인들이 미신고 차량을 이용해 투표소로 이동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성구 선거관리위원회가 파악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 대구 수성구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수성구 상동의 모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노인 30여명이 거동 불편자를 위해 등록된 신고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 2대에 탑승한 채로 인근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마쳤다는 것.

이에 대해 투표소에 있던 정당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했고 선관위 관계자가 현장에 출동해 미신고차량을 이용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기표소 개방형 바뀌어 당황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1투표소를 찾은 이상순(84·남구 대송면)할머니는 낯선 투표장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 이번 선거부터 새롭게 도입된 개방형 기표소 때문이었다. 개방형 기표소는 기존에 있던 가림막을 없애는 대신 설치방향을 측면으로 하고, 사람이 깊숙이 들어갈 수 있도록 제작된 기표소다. 이같은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불편을 호소했다.

투표를 마친 이상순 할머니는 “투표를 하는 동안 행여 누가 훔쳐볼까 눈치를 봤다”며 “불안해서 제대로 찍고 나왔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국 투표방식 간편해서 좋아

○…지난 2011년 한국국적을 취득한 이후 두번째 선거를 맞은 이제다(28·필리핀 출신)씨는 남편과 함께 포항시 남구 상도동 제2투표소에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투표장에 가기 전 투표용지가 많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전해들은 이씨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투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투표참관인의 친절한 안내로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쉽게 투표를 마쳤다.

이씨는 “한국은 투표장 찾기도 쉽고 투표방식도 간편해 간단히 투표를 마칠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운동장 끝 투표소 가기 불편

○…포항시 남구 송도동 제1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은 한참을 걸어서 투표소까지 가야했다. 포항 송림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가 학교 입구 대각선 반대편에 위치해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야했기 때문이다.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어 좁은 학교 입구에 차량이 몰리며 인도까지 차를 주차하는 등 지나는 차량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송도동 주민 김모(73)할머니는 “아들과 같이 투표를 하러 왔는데 투표소까지 걸어가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다음부터는 운동장까지 차가 들어갈 수 없으면 가까운 곳에 투표소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내부 사진촬영하다 제지 당해○…오전 10시께 포항시 북구 죽도동 제3투표소에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50대 남성이 투표를 하고 난 후 내부에서 사진을 촬영하려다 선거참관인에게 적발된 것. 선거 참관인은 곧 남성을 밖으로 데려나갔고 그는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들며 사진을 촬영하려 했으나 이내 제지당했다.

참관인이 사진을 촬영하려는 이유를 묻자 그는 투표했다는 증빙자료를 회사에 제출하려면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이 남성은 투표소에서 선거법을 위반하기 직전에 참관인이 발급해준 `투표확인증`을 받고 나서야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중학생 봉사자 “설레서 잠 못자”

○…포항시 북구 죽도동 제5투표소에서 선거 안내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김예령·정체윤(항도중 1학년)양은 투표를 하러 오는 주민들을 연신 밝은 미소로 인사하며 맞이했다.

김양은 “선거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가위바위보` 등 치열한 경쟁을 뚫었고 지난밤에 설레서 새벽 3시에 잠을 깼다”며 “오늘 투표하는 모습을 보니 하루빨리 커서 내 손으로 직접 투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투표 대학생 “얼떨떨해”

○…편안한 옷차림에 뿔테안경을 쓰고 포항시 남구 지곡동 제2투표소에 나타난 대학생 박소희(20)씨는 6·4 지방선거를 통해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오른쪽 발목에 석고붕대를 감은 박씨는 “얼마 전 친구들과 장난치다 다쳐 걷기에 불편하지만 첫 투표인만큼 직접 지역 일꾼을 뽑고 싶었다”며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1인 7표 투표절차에 맞춰 해보니 금세 투표가 끝나 얼떨떨하다”고 해맑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70대 투표하다 쓰러져 부상

○…오전 11시 40분께 포항시 북구 중앙동 제6투표소를 찾아 투표권을 행사하던 최모(73)씨는 도지사, 교육감, 시장에 대한 투표인 1차투표를 마친 뒤 2차투표를 위해 투표용지를 선거참관인으로부터 받아들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즉시 위급한 상황임을 판단한 주변 사람들은 119구조대에 이 사실을 알려 최씨가 인근 병원으로 무사히 이동해 치료를 받을 수 있게끔 도움을 줬다. 다행히 최씨는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고 쓰러질 당시 입었던 충격으로 둔부에 골절상을 입고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영주댐 수몰민 마지막 주권행사

○…영주댐 수몰예정지인 영주시 평은면 금광2리 주민들이 수 십년간 정든 마을에서 마지막 투표를 했다. 많을 때는 100여 가구, 최근까지도 6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던 이 마을은 댐 준공에 따른 담수를 앞두고 현재 20가구 정도 남아 있다.

내년 초까지는 모두 마을을 떠나야 하지만 수 십년 살던 고향같은 마을을 떠나기가 못내 아쉬워 아직껏 이주를 하지 않고 있다.

20살 때 봉화에서 이 마을로 시집 와 76년을 산 김중갑(96) 할머니는 이날 오전 근처 도시에 사는 아들의 도움을 받아 평은면사무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김 할머니는 “자식 일곱을 낳아 기르면서 평생을 살아왔는데 내년 봄에 집을 떠나야 한다”면서 “이 마을에서 8·15 해방 이후 모든 선거에 참여했는데 앞으로는 다른 곳에서나 투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수당봉투를 불법돈봉투 오인 소동

○…6·4 지방선거 영천시의원 `다(중앙·동부동)선거구에서 참관인 2명이 투표소 밖에서 봉투를 꺼내 만지다가 주민의 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4일 다 선거구 제6투표소에서 오후 5시 30분경 무소속 참관인 박 모 씨와 새누리당 참관인 김모씨가 투표소 옆 담벼락에서 봉투에든 수당을 확인하던 중 투표소로 향하던 주민이 목격,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 같은 해프닝이 일어난 것.

박모씨는 “수당을 확인 한것 뿐인데 갑자기 경찰관이 와서 놀랐다”며 “때가 때인만큼 의심 받을 행동으로 웃지 못할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령 유권자들 소중한 한표

○…예천군의 고령 유권자들의 소중한 주권 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예천군 예천읍 제4투표소에서는 97세의 장분교(예천읍 백전리)할머니가 아들 허상대씨와 함께 투표장에 도착해 다른 사람의 부축도 없이 혼자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까지 하는 정정함을 과시했다. 또 예천군의 최고령 유권자인 손악이(102)할아버지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손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8시50분께 며느리 김승한(78)씨와 함께 예천군 용문면 종합복지회관 1층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6·4지방선거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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