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언론의 속보가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듯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의 삶과 가치관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자녀들의 환한 얼굴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그들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단원고 부모들의 심정은 세상에 어떤 언어로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비통하고 슬픈 일이다. 세상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식들을 보고 우리는 흔히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이란 표현을 통해 그들의 존재감을 인지시켜 준다. 그런데 이런 자녀들의 싸늘한 주검 앞에서 우리들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천진난만한 학생들과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우리사회는 어떤 말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그저 가슴속 깊은 곳에서 슬픈 눈물만이 흘러내릴 뿐이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말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이처럼, 부정과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은 아닐 텐데 기성세대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생각들이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저질러 놓고 보니 그저 세상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앞으로 살아가며 기성세대들은 대한민국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며,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 것인가? 안타까움과 분노에 앞서 그저 망막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있어 개인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가치(value)`란 개인별로 고유한 요소로 인간다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며 인간 고유의 소산물이 된다. 한 인간의 가치는 곧 그 사람을 나타내며, 독특한 인간의 존재는 그의 가치관에 근거한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개인의 철학을 토대로 가치는 제한된 능력과 시간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말해주기도 하며, 복잡하고 불확실한 사회 속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 해 주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건전한 가치관에서 인간다움과 사회규범의 성실한 이행이 이뤄질 때 우리의 사회는 공정하고, 질서가 유지된다. 다시 말해 현대인들의 이러한 옳고 그름과 좋고 나쁨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가치관이 세월호 선장을 비롯해 승무원 모두에게 제대만 정립되어 졌다면 이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처럼 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전통적인 가치관의 왜곡된 의미를 흉내 내거나 무절제하게 절충한 서구적 가치를 경제논리에 의해 급속하게 상업화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정보화와 기계화의 확산으로 인해 굳이 우리뿐만 아니라도 자아의 소외와 주체성의 상실에 직면해 있는 현대인들 모두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삶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또한 그것을 자율과 인격의 개념 속으로 무절제하게 편입시키려는 현상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사회가 가장 심각하게 느껴야할 대목이라고 본다. 세월호의 선장과 승무원들의 잘못된 가치관 정립과 가치판단이 이번 사고와 같은 엄청난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가치의식에 대해 우리사회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전통적인 가치의식을 오랜 삶의 터전에서 스스로 습득하고 교육을 통해 배워왔다. 하지만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우리의 전통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원리에 의한 가치관이 새롭게 형성되어지는 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이제 다시 우리사회는 인간다운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하기위한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