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통일과 관련된 연설장소를 작센주(州)의 드레스덴으로, 그리고 드레스덴공대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많은 관심들을 쏟아내고 있다.
드레스덴은 옛 동독지역으로 통일 후 역동적으로 경제적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부활의 자족도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드레스덴은 연합국으로부터 블록버스터라는 폭탄과 함께 융단폭격을 받아 도시 대부분이 무너졌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쟁전만 하더라도 작센왕국의 수도였던 드레스덴은 찬란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예술은 물론 공업중심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동서독 분리 후 드레스덴은 동독의 주요산업도시로 재편됐지만, 사회주의체제의 한계점 때문에 별다른 발전과 주목을 받지 못했던 도시다.
그런 드레스덴이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화려한 부활과 함께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서독체제하에 있던 대도시와 어깨를 겨룰 정도로 드레스덴 도시의 총생산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독일이나 유럽연합차원에서도 막대한 투자를 했다. 새내기 작은 기업들이 물밀듯이 드레스덴으로 몰려왔다.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도 드레스덴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드레스덴의 중심부에서 관련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독일의 실리콘 밸리인 셈이다. 항공기제조, 광학기기, 기계, 화학 등 여타 많은 분야에서도 드레스덴의 산업심장은 힘차게 박동하고 있다.
한편 드레스덴은 찬란한 역사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문화도시이기도 하다.
르네상스 중세문화유산이 아직도 상당부분 남아있는 곳이다. 19세기의 낭만적 가치를 지닌 건축물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드레스덴의 엘베강은 주변 건축물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오죽하면 `엘베강의 베네치아`로 불릴까. 음악의 도시, 예술의 도시…. 드레스덴 도시를 수식하는 단어들은 이처럼 많다. 드레스덴의 국립미술관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 같은 드레스덴에 유서 깊은 드레스덴 공대가 있다. 1828년에 설립된 이 대학은 공대지만 일반 공학 분야 외에도 경치, 경제, 사회, 철학, 음악 및 예술분야는 물론 신학과 의과대학도 있으니 우리로 보면 종합대학인 셈이다. 2013년 기준으로 재학생수는 정확히 3만7천134명으로 규모도 상위권에 속한다. 독일의 공대는 대부분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드레스덴공대는 드레스덴 도시를 빼어 닮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것을 압축하고 있다. 대학의 슬로건은 `협력, 시너지의 대학`(Die synergetische Uni)이다. 전통과 첨단의 결합에서 솟아나는 힘과 저력 그리고 경제력을 강조한다. 창연한 예술과 문화의 도시에서 쏟아지는 첨단의 제품들이 그것을 말해준다. 밀착형 산학협력의 모범대학이기도 하다. 독일 최대 철강업체인 티센크루프, 솔루션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SAP, IBM, 롤스로이스 등이 대학의 산학협력파트너들이다.
한편 우리나라 언론에서 드레스덴 공대를 명문대학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유념할 부분이 있다.
독일의 어느 대학이던 우리처럼 신입생들의 학력편차가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크게 보아 드레스덴대학이 명문이라면 독일의 모든 대학이 명문인 것이다.
드레스덴과 드레스덴공대가 신도청시대 경북에 던지는 시사점도 적지 않다. 전통문화와 첨단산업의 결합에 성공하고 있는 드레스덴. 신도청 소재지가 될 안동과 예천은 문화도시다. 그와 함께 단계적으로 조성되어야 할 자족의 신도청신도시 건설의 과제도 남아있다. 시너지와 상생을 위한 큰 틀의 아이디어를 이 기회에 드레스덴에서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