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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과 가격경쟁력

등록일 2014-03-21 02:01 게재일 2014-03-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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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반가운 소식이 있다. 신학기 마다 중·고생 교복이 학부모들의 큰 부담이었는데, 대구교육계는 `대구형 교복`을 만들어 거품가격을 시원하게 해결할 계획이고, 포스코는 권오준호의 첫 작품으로 KAIST와 함께 고망간강 LNG저장탱크를 개발해 기존 탱크보다 값은 싸고 저장 용량은 늘어나는 기술혁신을 이루었다. 화신(花信)과 함께 들려오는 기쁜 소식이다.

대구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다음달 대구시교육청과 `착한 교복`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가격거품 없는 우량교복을 공급할 계획이다. 패션연구원은 산자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섬유·패션업체에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연구 개발 마케팅을 지원하는데, 이번에는 `교복 디자인과 품질인증`을 맡기로 했다. 전문 디자이너가 남녀 학생의 표준 교복디자인을 개발하면 학교들은 이를 자유롭게 선택한 후 교복 제작업체를 선정하고, 연구원은 제작된 교복을 검사한 뒤 품질인증을 한다.

섬유도시 대구다운 발상이다. 대구에서 생산된 원단으로 지역 봉제업체가 교복을 만들면 지역경제가 힘을 받고, 홍보비 유통비가 거의 들지 않으니 통상 25만원 선이던 동복가격을 15만원 선까지 낮출 수 있다. 대기업들이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요란스럽게 광고를 하니 일부 부유층 학생들은 이에 현혹되어서 사치 허영심을 만족시킬 비싼 교복을 선택하겠지만 청소년의 감성에 맞는 디자인과 좋은 소재의 교복을 값싸게 공급한다니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대구의 `공공 연구기관과 교육 당국의 협력`이 교복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조짐이다.

우리나라 교복시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대시장이고, 몇개의 대기업이 할거하고 있다. 이들은 감수성 예민한 학생들의 심리에 호소하는 교묘한 홍보전략으로 거품가격을 만들어내고, 학부모들은 신학기 마다 두통을 앓으며 `공동구매`로 대응해왔다. 교육당국은 `교복나눔행사`로 이에 대처해왔지만 대기업의 아성을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는 데, 이번 대구의 행보가 교복시장 혁신의 실마리가 되리라 믿는다.

고망간강 LNG저장탱크는 포스코가 최근 양산에 성공한 에너지 강재인 `고망간강`에 KAIST의 `격자구조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기존 최고 저장량 1000㎥보다 무려 20배나 많은 2만㎥를 저장할 수 있다. 또 기존 스테인리스보다 용접성이 우수하고 가격도 낮으며, 격자형 압력용기는 직육면체이므로 기존의 원통형보다 대형 탱크 제작이 수월하다. 뿐만 아니라 격자로 하면 외벽에 전달되는 압력을 분산시켜 저장량이 늘어도 외벽을 두껍게 만들 필요가 없다. 탱크 설치 공간이 줄고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드니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기술의 포스코`를 향한 첫발걸음이 믿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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