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국민 스포츠인 쇼트트랙에 관한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올림픽 때만 되면 단골메뉴로 회자된다. 파벌 싸움이란 큰 틀은 이제 온 국민이 알 정도가 되었다. 잘못은 빙상연맹 관계자들에게 있고 책임 또한 그들 몫이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고, 그들 싸움의 제일 희생양은 선수들이란 사실만 남았다. 실력 보다는 팀워크를 중시하는 경기다 보니 선수들은 여러 요구 사항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그 사항이 합당한 설득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끝내 갈등과 반발과 상처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올림픽에서 보란듯이 성과를 낸 안현수 선수는 그나마 심리적·경제적 보상을 얻게 되었다. 다행이다. 빙상연맹 관계자들 정신 차리라는 의미에서 국민정서 또한 그러한 안현수를 응원한다. 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인, 한 때는 선수였거나 지금 선수인 이들이 받을 상처는 누가 치유해주나? 선수들 입장에서는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일 수 없다. 모두 피해자들일 뿐이다.
성과 최고주의, 금메달 지상주의, 스포츠 국가주의를 조장하는 한 이런 부조리한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한 자아의 건전한 성취욕이나 올곧은 투지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올림픽은 충분한 감동을 선사한다. 개인의 영광이 타인에게 긍정의 자극을 주는 선만으로도 스포츠의 역할은 충분하다. 나부터 자국 선수가 나오면 떨려서 제대로 경기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 정서와 과격한 스포츠 국가주의와는 다르다. 금메달을 애국이나 국가와 동일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런 사태를 방관한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