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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삿속 치과, 환자는 봉이니까?

윤경보기자
등록일 2014-02-06 02:01 게재일 2014-02-0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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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레진 등 수십만원대 비싼 치아충전재만 권유<BR>보험적용 1만원대 원하면 “없다” “해롭다” 외면

#사례 1. 최근 충지 치료를 위해 치과를 찾은 직장인 K씨(45)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충전재인 아말감으로 치료를 받길 원했지만 병원에서는 레진과 금 보철을 권했다. 부담을 느낀 K씨는 아말감을 요구했지만 병원에서는 “우리는 아말감 안 써요”라는 말 뿐이었다.

#사례 2. 주부 C씨(54)도 충치 치료를 위해 치과를 방문했지만 아말감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채 레진과 금 보철 중 하나를 선택해 치료하라는 강요를 받았다. 결국 C씨는 일부 치아를 레진으로 때우고 금 보철을 덮어씌워 치료비로 50만원 상당을 내야 했다.

이처럼 충치 치료 후 치아를 메우는 재료인 충전재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돈을 벌기에만 급급한 일부 치과 때문에 환자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치아보충재 중 아말감과 글래스아이오노머(자가중합형) 두 가지에 대해 의료보험이 적용된다고 밝히고 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아말감과 글래스아이오노머의 가격은 보통 1만원 내외로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병원에 따라 레진의 경우 7~10만원, 금이나 사기는 적게는 20~3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40~50만원까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익을 내기 위해 보험이 되는 충전재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거나 재료에 대한 선택권을 박탈하는 등 돈이 되는 치료만 하는 진료 횡포가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치과의 과잉진료와 치료거부 등의 행태는 치과 진료 항목 중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치아교정, 임플란트, 틀니, 충치치료 등의 비급여 항목은 돈이 되는 항목이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차이가 나는 등 일관성이 없다.

치과에서 치료 거부를 당한 K씨는 “수십만원의 비용이 나온다는 소리에 아말감을 취급한다는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은 결과 치료비가 겨우 1만5천 정도였다”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치과를 찾으면 당연히 값비싼 레진이나 금을 권유할 것이 뻔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치료비를 들여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포항지역의 한 치과 관계자는 “치료비는 저렴하게 하되 불필요하게 비싼 재료를 사용한 과다한 치료비를 청구하는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듣고 있다”며 “아말감이 수은중독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거나 글래스아이오노머가 보험이 적용되는 재료라는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는 곳도 허다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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