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발전하면서 일반인들도 미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며 이제 미술장르는 특정인들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참여로 새로운 미술문화가 만들어지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어렵고 난해한 현대미술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마냥 어려워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중 가까운 지인들을 미술에서 만나게 되면 자주 듣는 말이 “김 선생은 미술 전문가이니 이 작품들을 쉽게 이해하실 것 같군요. 이 작품 설명 좀 부탁합니다”, “아니 요즘 현대미술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저는 그림 그리는 재주도 없지만 미술을 감상하는 능력도 정말 없는 것 같아요” 등 이다. 사실 필자가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있지만 점점 다양한 아이콘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그림 속에 숨겨놓은 조형적, 철학적 의미들을 100% 이해하기란 사실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일반인이 느끼는 현대미술의 난해함 만큼 필자 역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래서 이러한 현대미술은 점점 수수께끼처럼 현대인들 주변을 맴돌고 있는 지도 모른다.
이처럼 현대미술의 난해함을 단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아직까지 현대인들 90%이상은 인골에 다이아몬드 수백 개를 붙여 만든 데미안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라는 작품이나 미국 팝아트의 창시자인 앤디워홀의 작품이 왜 수천억원에 거래되는지, 그 작품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아니 좀 쉽게 풀어 말한다면 이러한 것들이 모두 미친 짓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잘못된 지적은 아니라고 본다.
지난해 대구미술관에서 마련되었던 일본의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 전시에서는 30만명의 관객이 몰려 국내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쿠사마 야요이는 본인이 오래전부터 앓고 있던 강박증과 정신분열증을 작품의 주 모티브로 삼고 있는데 이러한 대구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며 또 한 번 현대미술의 묘한 매력을 느껴 보게 된다. 작가의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 보다도 조형적인 시각의 아름다움과 대가의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 체험해보는 접근방법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 같다.
휴일을 이용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을 즐겁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관람 요령만 익히게 된다면 이제 미술관과 갤러리가 좀 더 친숙해 질수 있을 것이다. 제일 먼저 작품의 점, 선, 면, 색, 구도 등 조형요소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 속 배경이나 사건·현상을 연관 지어 작품을 이해해 보는 것이다. 작품 속에 담겨있는 스토리텔링을 읽어 보는 것도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했다면,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찾아볼 수 도 있고 아니면 관련 도록이나 도슨트(전시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어 기억해 두는 것이다.
이러한 감상활동들이 반복되어진다면 어느새 어렵게만 느껴졌던 미술이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마냥 어렵게만 느꼈던 미술이 생활 속에서 좀 더 친숙해지면, 점점 삭막해져 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정신적 여유로움과 예술가들의 강한 열정이 주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