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회관 재개관 기념공연
창의적인 기획과 수준 높은 연주력으로 그간 800여회의 연주를 통해 경북도민의 문화향수 신장에 앞장서온 경북도립교향악단은 이번 AOF를 위해 다른 교향악단의 공연에서 만나기 어려운 스트라빈스키의`봄의 제전`과 말러의 `교향곡 제4번` 등 최고 수준의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박성완 경북도향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90여명의 연주자로 구성된 대규모 편성으로 연주될 이번 공연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봄의 신을 찬미하기 위해 제물로 선택된 처녀가 광란 상태에서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
1913년 5월 파리 샹제리제 극장에서 처음 공연됐다. 당시 관객들은 `봄의 제전`이 보여주는 야만적인 춤과 파괴적인 음악에 충격을 받았고, 야유를 쏟아내고 난투극을 벌이는 등 대소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 `봄의 제전`은 스트라빈스키를 20세기 음악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곡가로 기억되게 했다. `봄의 제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복잡하고 강렬한 리듬이다. 5·7·11박자 등 종전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았던 변칙적인 박자가 적극적으로 도입됐고, 전곡에 걸쳐 끊임없이 변전하는 박자들과 감미롭다가도 갑자기 포악해지는 선율에는 인간이 느낄 법한 불안이 있다. 이전의 어떤 음악도 이처럼 격렬한 방법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말러 `교향곡 제4번`은 착상 당시 `유모레스크`라는 부제에서 웅변했듯이 말러의 교향곡 중 가장 밝고 간결한 작품이다.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상하게 하는 이 곡은 고전적인 4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말러 교향곡에서 중시되는 금관악기 중 일부가 빠지는 등 편성도 소규모다. 연주 시간도 55분 정도로 말러 교향곡 중에서 짧은 편에 속한다.
성악이 가미된 4악장 `천상의 삶`에서는 계명대 교수 소프라노 이화영이 협연한다. 이화영은 이탈리아 국제콩쿠르 Maria Caniglia 1위, KBS 열린음악회, MBC 가곡의 밤, KBS교향악단, 레닌그라드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음악인으로서 명예로운 `한국예술음악인상`, `금복문화상`, `국제오페라축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대만필하모닉오케스트라,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중국국가교향악단 등 아시아 최고의 교향악단과 대구시향, 경북도향, 인천시향, KBS교향악단, 광주시향, 대전시향, 울산시향 등 국내외 총 10개의 교향악단이 참가하는 AOF는 아시아권 교향악단 간 교류를 통해 지역의 수준 높은 음악을 세계에 알리고 콘서트 전문홀로 재탄생한 대구시민회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국내외에 알리고자 기획됐다.
내년 1월25일까지 계속되는 AOF는 개막공연인 대구시향의 연주와 두 번째 공연인 대만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모두 매진되는 등 음악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이끌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