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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도시브랜드, 포항운하

등록일 2013-11-04 02:01 게재일 2013-11-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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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지도가 바뀌었다. 과거 형산강물이 흘러들어오는 샛강이었다가, 그것이 메꿔져 부지로 변했는데, 그 부지가 최근 다시 운하로 탈바꿈했다. 샛강-부지-운하로 포항의 지도가 달라진 것이다. 서울 청계천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이 포항운하는 도시브랜드로 손색이 없고, 이를 이용한 각종 레저사업이 활기를 띌 것이다. 운하 주변에 살던 주민들이 포항시의 계획에 협조하면서 양보의 정신을 발휘했기에 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479가구 2천225명의 성숙된 시민정신에 경의를 표할만 하다. 이른바 `알박기`로 사업수행을 방해한 시민이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운하사업은 큰 교훈을 주었다. 사람이 자연을 마음대로 개조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다. 샛강을 메워 주택과 상가 부지로 만든 후 동빈내항은 썩은 물이 돼버렸다. 죽도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내항의 물빛을 보고 입맛이 떨어져 지갑을 닫았다. 칠성천의 하수도가 내항에 그대로 흘러들었고, 형산강에서 흘러오는 정화수가 없으니 내항의 물은 `고여 있어 썩은 물`이 돼버렸지만, 형산강물 통수는 내항의 썩은 물을 `살아 있는 물`로 바꾸었고, 그 운하를 이용해 각종 레저산업을 벌일 수 있게 되었다. 1석2조인 셈이다.

7년전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항운하를 구상했고, 막대한 비용이 문제였지만 시장은 LH를 찾아가 설득했다. 운하를 만든 뒤 주변 땅 3만4000㎡를 주는 조건이었다. LH는 그 땅을 상업용지로 개발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사업비의 절반인 800억원을 내기로 했던 것이다. 그리고 형산강 하구 송도 백사장 유실에 책임이 있는 포스코가 300억원을 냈고, 국비·도비 346억원을 확보했다. 그러니 포항시가 쓴 돈은 154억원에 불과했다. 이것은 분명 `보리밥풀 가지고 잉어를 낚은`것이었다.

포항운하에서 형산강에 이르는 6.6km 구간에는 21t급 46인승 연안크루즈 1척을 운항하고, 16인승 관광유람선 4척이 운항되는데, 이 배들은 동빈내항에서 형산강으로 나가 포스코를 바라보며 송림 울창한 송도를 한 바퀴 돌아 온다. 운하 주변에는 비즈니스호텔과 수상카페, 상가 등을 유치해 이 일대를 수변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것이 포항시의 구상이다. 특히 연안 크루즈 사업은 수익금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형산강 물길에 변화가 왔으니, 어쩌면 송도 백사장이 옛 모습으로 얼마간 복원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울창한 송림과 함께 송도해수욕장의 옛모습을 다시 보게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것은 내항도 살리고 해수욕장도 살리는 쾌거가 될 것이다. 포항의 미래가 달린 도시브랜드 포항운하에 많은 시민들이 성원을 보내주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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