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서
선진 스님은 평소 난해하게 여기는 간화선의 참된 의미를 일반대중과 함께 되새겨 보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다.
그의 작품은 `불상`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오브제에 다양한 색을 입힘으로써 기존의 사물이 갖고 있던 관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해준다. 예술적 차원에서 복제된 레디메이드 불상을 사용함으로써 석가모니 부처님의 종교적 상징성 자체를 애매하게 변화시키는 것이 특이하다. 복제된 레디메이드 불상이 전통적 가치를 지닌 불상의 유일성을 해체시키면서 종교적 불상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을 가능케 해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불상을 새롭게 인식하는 모멘트를 제공해주며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선진 스님의 작업은 이처럼 순수한 예술작품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공예품이나 키치(kitsch)적으로 보이는 작품의 이미지를 일반대중들에게 심어준다. 그것은 이전의 동양 불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신비로운 친근감과 편안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진 스님의 이러한 작품들은 관람객을 사유하게 만드는 `정신적인 메타포`를 제공하기도 한다. 다양한 색상의 불상들을 보면서 관람객은 개별적인 감성으로 자유롭게 해석하고 명상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불보살의 깨달음의 상징인 부처의 수인(手印)을 가지고 작업한 작품들 역시 전시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는 전통문화와 대중문화, 정신과 물질, 관념과 환영과 같은 상호간의 갈등과 충돌이 만들어 내는 사고의 확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팔정도(八正道)를 의미하는 뜻에서 총 8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보현암 주지승인 선진 스님은 현재 대구미술발전위원, 대구 문인화 협회, 대한민국친환경예술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영남불교문화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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