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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등록일 2013-10-28 02:01 게재일 2013-10-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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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세 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우리네 삶이 상당히 기울어져 있다. 어떤 경향성을 가지고 그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시인은 구체적 사물인 그릇을 통해 편협하지 않은 합리적 삶과 중요의 미덕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테면 단선적이고 편향적인 규범 가치관 같은 왜곡된 세계에 대해 경계하고 대결하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강단지게 드러난 시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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