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너무 쉬었나… 곰 앞세우다

KS 1차전, 박석민 빛바랜 선제 솔로포 2대7 대패

▲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 1회말 2사 상황에서 삼성 박석민이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플레이오프 직후 불과 3일만 쉬고 나온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가 3주를 쉰 삼성 라이온즈 투수들의 어깨를 힘에서 압도했다.

두산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12안타를 몰아쳐 예상을 깨고 7-2로 삼성에 낙승했다.

4명이나 안타 2개 이상을 때린 두산과 채태인 홀로 2안타를 친 삼성의 득점 차는 명백했다. 1회 박석민의 솔로포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이후 두산 선발 투수 노경은 공략에 실패한 삼성 타선은 산발 6안타에 그쳐 화력 대결에서 완패했다.

삼성은 쉬는 동안 4차례 청백전으로 컨디션을 조율했으나 타자들의 타격 감각은 물론 투수들의 실전 감각 모두 떨어져 공수에서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5경기), 플레이오프(4경기) 등 9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올해 치른 포스트시즌 경기 중 가장 활발한 공격을 뽐내고 체력 고갈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중심과 상·하위에서 고루 터지면 두산을 막기가 참 어렵다던 삼성 전력분석팀의 예상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두산은 0-1로 뒤진 2회 2사 1, 2루에서 8번 타자 최재훈의 우중간 적시타로 간단하게 동점을 이룬 뒤 9번 손시헌의 중전 안타, 이종욱의 우전 안타 등 3연속 안타를 묶어 2점을 더 보태고 전세를 뒤집었다.

3-1이던 5회 1사 후 김현수가 삼성 선발 윤성환의 커브를 퍼올려 우측 스탠드에 꽂히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최준석과 홍성흔의 연속 안타, 윤성환의 폭투로 이어간 1사 2,3루에서 6번 이원석이 전진수비하던 삼성 중견수 배영섭의 키를 훌쩍 넘기는 주자일소 3루타를 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손시헌이 6회 쐐기 솔로포 포함 4타수 3안타, 최재훈이 3타수 2안타를 때리고 하위 타순의 매서운 맛을 톡톡히 선사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의 볼 끝이 평소처럼 묵직하지 않고 구속도 최고 시속 140㎞ 초반에 머무른 덕분에 두산 타선은 큰 힘 들이지 않고 집중타로 대량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이에 반해 거포 이승엽을 부담이 적은 6번 타순에 배치하고 최형우, 채태인 등 좌타라인에 기대를 건 삼성은 5회를 빼고 한 번도 선두 타자가 출루하지 못해 득점에 애로를 겪었다.

공격 첨병 배영섭과 2번 박한이가 나란히 3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이자 `밥상`은 차려지지 않았다.

4번 최형우도 4타수 무안타에 머무는 등 잠자는 타선을 깨울 만한 선수도 없었다.

첫 경기를 내줬으나 한국시리즈만의 긴장감을 모처럼 실감한 삼성 타선이 2차전에서 어떻게 반격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