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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만든 작품 맞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10-23 02:01 게재일 2013-10-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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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br>내년 1월5일까지 `무브먼트 스틸 아트`전<Br>작가 16명 참여, 조각·설치·영상 선보여
▲ 김진우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내년 1월5일까지 `움직임`을 주제로 철 조각의 미적 특성을 체험할 수 있는 `Movement Steel Art`전 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의 특성화된 `스틸 아트 뮤지엄`을 가시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작품 자체는 움직임이 없지만 관람객의 시각적인 경험으로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작품 `Stable`과 동력 또는 바람을 이용해 직접 움직임이 있는 작품 `Non Stable`, `영상작품` 등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30~50대 작가 16명의 철을 재료로 `움직임`을 표현한 조각, 설치, 영상 작품들의 다양한 시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 고관호作
▲ 고관호作

고관호(46)의 `moment` 연작은 가늘고 긴 철사에 마디를 둬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다. 수평과 수직으로 교차한 마디에 의해 `연꽃` 형태가 드러나도록 했으며 배경과 거리를 둬 그 사이로 공기가 순환하고 빛이 투과돼 그림자가 비친다.

김주환(39)의 `구름 낀 연못 빗방울 떨어져 흐린 하늘`은 하나의 큰 `파문(波紋)`을 만들어 매달아 놓은 작품이고 `백문불여일견(百紋不餘一絹)`은 108개의 파문이 모여 하나의 연못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연못 위에 빗방울이 떨어져 생기는 수없이 많은 파문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번뇌이며, 곧 사라지고 말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장용선(33)이 출품한 작품은 파이프의 단면이라는 단순한 구조를 통해 생명의 본질, 그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세포의 군집으로 조형화한 작업이다.

▲ 김기훈作
▲ 김기훈作

김기훈(45)은 매개물을 통한 비가시적 존재에 대한 간접적 인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이 둔탁하게 보이는 두 덩어리는 느린 속도로 회전하며 어느 순간에 365°로 돌아가는 밀로의 비너스와 남자의 옆모습이 움직이는 구조물 사이로 허공에 선명하게 드러난다.

딩고스(Dingos)는 평소 개인으로 활동하는 작가 노윤희(32)와 정현석(32), 문명기(35)가 기획자 유혜인과 함께 개별적으로는 하기 어려운 작업을 공유하고 실현하기 위해 결성한 그룹이다. 그들의 작업에는 우리를 지배하는 `일상성(日常性)`에 관한 문제가 담겨 있다. `타임 머신 넘버 4`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붙여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대신해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묻고 있다. 정형화된 일상에 예외적 사건을 만들어내어 우리는 모두 삶의 소중함과 개개인의 일상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 권용철作
▲ 권용철作

김진우(43)는 디지털 문명 속에서 진화하는 인류의 모습을 상상하며 작업한다. 작가는 로봇이나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 등의 기계와 인간은 서로 다르지만 그들을 구성하는 각각의 구성 요소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심장은 기계의 엔진과 같고, 음식은 연료, 뇌는 컴퓨터와 같다고 본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이러한 모든 요소가 함께 융합되고 어우러져 진화된 형상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과학 발전이 가져올 미래사회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그 속에서 파생될 새로운 인류의 이미지를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접근한다.

▲ 김주환作
▲ 김주환作

박제성(35)의 멀티미디어 작품 `The Structure of #5`는 속도와 긴장감을 즐기기 위한 놀이기구를 조합과 편집으로 새롭게 구성한 영상작품이다. 작가는 놀이 기구를 조합함으로써 비어 있는 두 감정 그리고 그를 만들어내는 자극만이 존재하는 기계장치를 만들어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표현한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Movement Steel Art전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모두 다른 형태의 작업을 하지만, 그들의 작품 속에 `운동` 또는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포함한다”고 소개하고 “이 전시에서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멈춰 있기보다는 직접 움직이면서 공간을 변화시키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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