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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무시하는 덜된 인간들

등록일 2013-10-02 02:01 게재일 2013-10-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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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다 낮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 대해서는 비인격적으로 마구 대해도 좋다고 착각하는 인간들이 아직 많다. 이런 비인간성을 경계하는 교훈은 예로부터 있어왔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퇴계선생이다. 선생의 가르침은 공경 경(敬)이었다. 누구든지, 아무리 낮은 계층의 사람이라도 항상 공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선생은 그 `경`을 평생 실천했다.

지난 4월 나라망신을 시킨 사건이 대한항공 기내에서 벌어졌다. 포스코에너지 50대의 모 상무가 기내식을 가지고 시비를 걸었다. 밥이 설익었다며 바꿔달라 해서 두 번씩이나 바꿔줬으나 마음에 안든다며 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다. 여승무원이 라면을 갖다주었으나 짜다, 싱겁다, 공연한 트집을 잡으면서 여러 차례 바꿔오라 했다. 여승무원이 참다 못해 한동안 라면을 갖다주지 않으니 화가 난 그 임원은 잡지를 집어 여승무원의 얼굴을 때렸다고 한다.

이 사건은 기장에게 보고됐고, 기장은 미국 경찰에 신고했다.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하자 FBI가 출동해서 그 임원을 검거하면서 “미국에 입국해 구속수사를 받겠느냐,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가겠느냐”고 선택하라 했고, 미국 출장길이었던 그는 그 길로 귀국해야 했다.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회사 망신 나라 망신이라며 온통 비난의 소리가 빗발쳤고 그 임원은 곧바로 사표를 썼으며, 미국 당국은 그에게 무비자 입국 자격을 취소했다.

`라면 상무`사건 얼마후 `빵회장`사건도 발생했다. 빵과 호두과자를 코레일, 국군복지관 등에 납품하는 프라임베이커리사 회장은 롯데호텔 1층 임시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이곳은 고위 공직자들이 잠깐 들릴때 편의를 봐주기 위해 만든 임시주차장이다. 이 주차장에 빵회사 사장이 장시간 주차했고, 주차담당 지배인이 수차례 차를 옮겨달라 부탁을 했으나 듣지 않았다. 회장이라는 사람은 화를 내며 지갑을 빼 지배인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이 일이 인터넷을 타고 알려지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리고 주문이 끊어져 폐업신청을 할 지경이 됐다. 돈푼이나 벌었다고 오만방자하다가 패가망신한 경우이다.

최근에는 `신문지 회장`사건이 있었다. 의류업체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이 전남 여수 수퍼모델 대회 협찬사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김포공항에 나갔는데, 항공기 이륙 1분전에 도착했다. 항공사 용역직원이 너무 늦었다며 탑승구를 막자 강 회장은 욕을 하며 신문지로 그를 때렸고, 경찰이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현장에서 피차 화해했다고 하나 “여북했으면 경찰을 불렀겠는가. 그 의류회사 불매운동하자”라는 댓글이 인터넷을 달군다. 남을 공경하는 겸손의 미덕을 못 배워서 자멸의 길을 가는 자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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