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4일 개막… 내달 11일까지<br>베르디 `운명의 힘` 개막작, 푸치니 `토스카`도 무대에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거장 다니엘 오렌의 방한, 전설의 베이스 강병운의 마지막 오페라 무대, 2개 작품의 대구 초연, 4년 연속 해외진출….
올 한해 수많은 수식어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제1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4일 그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오페라의 향연을 펼친다.
오는 11월4일까지 32일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열리는 올해 축제는 베르디와 바그너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초연, 처음, 앞서가는 것 등을 의미하는 `프리미에르(PREMIERE)`를 주제로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로 구성된 메인오페라와 다채로운 특별행사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작은 베르디의 중기를 대표하는 작품인 `운명의 힘`(4~5일)으로 소프라노 임세경·이화영, 테너 이정원·하석배, 바리톤 우주호·석상근 등 화려한 성악진을 자랑한다. `베르디 사상 가장 완벽한 서곡`을 비롯해 성숙한 관현악과 가슴 아픈 아리아, 위력적인 합창, 진지함 속에 재기발랄하게 빛나는 조역들의 유쾌한 연기 등 모두 갖춰진 작품이다.
10·12일에는 베르디 오페라 지휘의 거장 다니엘 오렌이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극장의 성악가들을 데리고 이번에 처음 내한, 푸치니의 작품 `토스카`를 연주할 예정이다.
`토스카`는 1973년 대구가 자체적으로 제작, 공연한 첫 오페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1800년 6월 나폴레옹의 마렝고 전쟁을 배경으로 단 하루 사이에 벌어진 세 남녀의 사랑과 질투를 긴박하게 그려낸 이 오페라는 푸치니만의 세련된 선율과 아름다운 아리아, 중창으로 유명하다.
이어 18~19일에는 지난해 축제에서 초연했던 창작오페라 `청라언덕`이 장수동의 연출로 한층 새로워진 무대를 선보인다. `동무생각`을 모티브로 한 익숙한 선율과 박태준을 비롯한 대구 출신의 작곡가들을 재조명한 줄거리로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합작 지휘 아래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25~26일에는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가 서울에 이어 대구 공연을 펼치며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바이로이트 무대에 섰던 베이스 강병운이 출연한다. 베르디 사상 가장 장대하고 진지한,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이 작품은 아들의 약혼녀인 엘리자베타와 결혼한 스페인의 절대군주 필리포 2세, 불운한 왕자 돈 카를로, 그의 친구이자 충신인 로드리고, 왕자를 사랑하는 왕의 정부 에볼리까지 다섯 주인공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낸 베르디 최대의 인간 심리 걸작이다.
마지막 주요 공연은 바그너의 `탄호이저`(11월1·3일)로 지난해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선보였던 독일 칼스루에국립극장이 현지 성악가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된 무대로 관객을 다시 만난다. 베누스의 유혹에 빠져 지옥에 가게 된 탄호이저가 엘리자베트의 순결한 사랑으로 인해 구원받는다는 내용을 다룬다. 또한 `입장 행진곡`을 비롯해 `저녁별의 노래`와 `순례자의 합창` 등 아름답고 낭만적인 곡들로 유명해 명실상부한 바그너 입문 오페라로 불리는 작품이다.
주제가 있는 오페라 컬렉션 무대로는 김유정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오페라로 아마추어 성악가들이 출연하는 `봄봄`(10월13·14일), 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펼쳐지는 살롱 오페라 `마브라`(10월23일)가 있다.
현대오페라의 거장 스트라빈스키의 희극`마브라`는 공연장이 아닌 오페라하우스 로비에서 진행되는 작품으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 살롱오페라라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이밖에 콘서트로는 베르디의 아리아를 들려주는 `베르디 어게인` 갈라 콘서트와 폐막 콘서트가 있으며, `오페라 클래스`와 `테너 비토리오 테라노바 마스터클래스` 강좌, 개막식 당일 빨간색의 의상이나 액세서리 소지자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드레스코드 데이` 이벤트 등도 마련돼 있다.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티켓링크(ticketlink.co.kr)를 통해 할인 정보 확인 및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며, 축제조직위 사무국(053-666-6111~3) 또는 대구오페라하우스(053-666-6153)를 통해서도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