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수 권
세월이 이처럼 흘렀으니
그대를 잊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오늘도 채석강 가에 나와 돌 하나 던집니다
강은 온몸으로 경련을 일으킵니다
상처가 너무 깊은 까닭입니다
상처가 너무 큰 까닭입니다
돌 하나가 떠서 물 위에 꽃 한 송이 그립니다
인제는 향기도 빛깔도 냄새도 없는 그것을
물꽃이라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채석강 가에 나와 돌 하나 던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맺는 수많은 인연들과의 관계에서 기쁨과 행복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아픔과 상처를 남기고 멀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인간은 미망과 번뇌에 묶여 정말 많은 죄업을 쌓으며 한 생을 건너고 있다. 시인이 말하는 `물꽃`은 상처가 피워내는 꽃이다. 그러나 그 상처는 이제는 아물대로 아물어 흉터로 남은 삭혀진 상처이리라. 인간은 끝없이 이런 물꽃을 피우며 살아가고 있는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