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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의 짜증나는 일들

등록일 2013-09-24 02:01 게재일 2013-09-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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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만큼 인사성 밝은 사람도 없다. 명절이 되면 꼭 덕담과 안부 문자를 보낸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고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런 인사를 너무 많이 받다 보면 짜증이 난다. 이것을 삭제하는 일도 귀찮다. 안부인사가 오히려 스팸광고가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항의문자를 보낸다. “나는 당신으로부터 이런 덕담을 들을 이유도 없고, 안부 물을 대상도 아니니 앞으로 절대 그런 짓 하지 마시오”

포항시의 남·울릉 재선거가 임박하니 여론조사 전화가 빗발친다. 유권자들은 대부분 그런 전화에 짜증을 낸다. 귀찮아서 그냥 끊으니 통화가 제대로 되어서 조사가 이뤄지는 비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비율을 가지고야 조사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전화가 여론조사를 빙자한 후보자 이름 알리기에 불과하니 유권자들은 전화를 받자마자 대꾸 없이 끊어버리기 일쑤다. 선거철이 되면 유권자들은 참 피곤하다. 이른바`선거피곤증`이다. 학벌깨나 있고 경력깨나 쌓고 돈푼이나 있으니 이제는 권세욕이 생겨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모양이나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짜증난다.

광장에 나와 투쟁을 벌이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추석인심은 그리 곱지 못했다고 한다. 국정원 개혁이니 뭐니 하는 것보다 민생법안이나 먼저 챙기라는 것이 민심이라는 분석이다.“투정부리며 우는 아이 젖 주어서 달래 버릇하면 버릇이 더 나빠지니 엄히 대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민의 눈에 트집이나 잡고 투정부리는 아이 처럼 보인다면 그것도 문제다.

추석 연휴와 주말이 낀, 긴 휴가를 보낸`풍성하고 즐거운`명절을 지낸 다음 날에 나온 신문 지면에는 연휴의 즐거운 기억을 지우는 기사들이 많다. 구미 경운대 경호학부와 사회체육학부 현직 교수 4명이 구속되고 전·현직 교수 2명이 불구속 기소되었다. 교내 자체감사가 허술한 약점을 이용해 체육회의 지원금을 횡령하고 선수와 학부모로부터 걷은 회비를 횡령하는 등 2억3천만원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혐의점을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밝혀진 사실이라 한다. 대학인지 복마전인지 알 수 없다.

제철동, 청림동, 오천읍 지역의 악취민원의 원인이 되었던 음폐수처리시설이 애초부터 부실을 안고 있었고, 비전문공무원들이 상식밖의 사업계획을 만들었으며 포항시의회도 부실심의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막대한 시민혈세를 책임감 없이 낭비한 것이다. 냉각시설과 산기관은 핵심시설인데 그것이 당초 사업계획에서 제외됐다는 것은`상식밖의 일`이다. 실수로 예측을 잘못한 것인지 알고도 고의로 축소 누락시킨 것인지 모를 일이다. 감사원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사법기관이 수사를 해서 엄히 문책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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