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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이웃을 생각하는 추석을

등록일 2013-09-17 02:01 게재일 2013-09-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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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명절스트레스도 있고, 명절증후군을 앓는 사람도 있고, 덕담을 나눈다는 것이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시집 언제 가려느냐, 취직 언제 하려느냐, 아기는 언제 가지려느냐 등등 듣기 싫은 말을 듣기도 하는 명절이다. 며느리 스트레스는 더 심하다. 그래서 설날을 지난 2,3월과 추석을 지난 10,11월에는 이혼율이 평소보다 11.5%나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 명절은 유달리 음식을 많이 하는데, 그 일이 전부 며느리 몫이다. 그래서 “하루 더 있다가 가거라”란 시어머니의 말에 스트레스를 최고로 받는다고 한다.

명절이 되어서 다른 집들은 모두 떡방아를 찧으며 음식준비를 하는데, 신라시대 백결선생의 집은 명절 지낼 마련이 없어서 떡방아도 찧지 못한다. 아내가 남들의 방아 소리를 부러워하자 백결선생은 “우리도 방아를 찧자”며 거문고를 뜯는데, 그 소리가 방아찧는 소리와 흡사했다고 하며, 그 곡이 전설처럼 내려오는 `방아타령`이다. 명절에 음식도 마련하지 못하는 집에 비하면 음식스트레스는 그래도 행복이다. 또 명절증후군이 있다는 것을 남자들이 이해하고,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강구하는 일이 중요하다.

명절이 되면 더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남들은 친인척들이 모두 모여 조상 제사를 지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이산가족들은 그런 행복을 갖지 못한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경산시 거주 고령 이산가족 박운형(92)씨를 찾아가 위로했다. 이산가족 12만8천824명 중 5만5천명은 사망했고, 생존자 중 70세 이상이 5만5천553명이라 한다. 25일 상봉이 재개되지만, 상설면회소 같은 것이 생겨서 언제라도 연락하고 만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주변에 이산가족이 있으면 명절음식을 마련해서 찾아가 위로해주었으면 한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회 경주지역협의회는 한마음봉사단과 함께 김모(57)씨의 낡고 좁은 집을 수리해 추석선물로 주었다. 7식구가 단칸방에 거주하고 주방에는 송아지까지 키우는 집인데, 단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내고 도배, 설비, 패인트, 목수, 전기 등 기술을 가진 단원들이 솜씨를 발휘해 방을 3칸으로 늘리고, 침실과 주방에 보일러를 설치해 번듯한 새집으로 만들어주었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0억5000만원의 자금을 풀어 취약계층 1만5000가구에 가구당 7만원을 지원했다. 포항 대송면 제내리중소기업협의회와 대송면 의용소방대도 쌀과 생필품을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었다.

직장을 비울 수 없어 명절에도 집에 가지 못하고 친척들을 만나지 못하는 일꾼들이 주변에 많다. 음식보따리를 들고 이런 일꾼들을 찾아가 위로하는 것도 명절의 미풍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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