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등록일 2013-09-17 02:01 게재일 2013-09-17 19면
스크랩버튼
정권이 바뀌더라도 바뀌지 않아야 할 것은 국가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다. 더욱이 그 정책이 국민을 위해 바람직하고 꼭 필요한 것일때는 결코 변해서는 안된다. 국민은 바꿔서 안될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루 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하는 일이 최근 대구에서 보여졌다.

대구시는 2012년 3월 낙동강변 유휴지 4곳에 61mk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계획했고, 그 해 12월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시범사업으로 하자고 합의했다. 그리고 2013년 1월 사업자를 선정하고, 4월에 설계를 완료했다. 그리고 대구시는 2016년까지 달성군 옥포·달성·구지 등 낙동강변 3개 생태공원에 추가로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할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5월에 들면서 현 국토교통부는 날벼락 같은 조치를 취했다. 생태공원에 태양광발전소를 세우는 것은 공원을 훼손할 수 있으며, 하천변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하천운영과장은 “이전에 어떤 합의가 있었든 하천점용허가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다른 장소를 찾아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 하고, 이를 허용할 경우 하천을 낀 전국의 지자체가 같은 사업에 나설 수 있어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추진한 사업을 뚜렷한 이유 없이 허가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면서, 현재의 태양광발전소 건립 예정지는 `말만 생태공원이지 잡초만 무성한 유휴지`이고,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하면 오히려 관리가 가능한 이점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태양광과 유휴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대구시 녹색에너지 김지채 과장은 “4대강 둔치의 유휴지를 활용하면 원전 2기를 짓는 것과 맞먹는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지난 여름의 고통을 잘 기억하고 있다. 원전 10기가 가동중단되면서 전국은 무더위에 시달렸다. 극심한 찜통더위속에서 `전력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다가올 겨울 전력난`에 대한 걱정도 했다. 이번 겨울도 춥게 지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다.

낙동강 둔치 활용 태양광발전소 건립계획은 그래서 나왔고, 상식적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찬성하는 일이다. 대체에너지 시설은 더 많이 지을 수록 좋다. 그런데 지금의 국토교통부만은 엉뚱한 생각을 한다. 지난 여름의 그 지독한 무더위와 전력난을 벌써 잊어버렸나. 지금 `강변의 미관`이나 걱정할 만큼 한가로운가. 녹색에너지에 대한 생각은 머리에서 지워버렸나. 국가정책을 다루는 공무원의 머리가 그렇게 짧아서는 안된다.

공봉학의 인문학 이야기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