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게 `정글만리` 집필의 원동력이 되었다. 조정래 작가의 세 권짜리 이 소설은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금세 차지했다. 과도한 선인세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도, 요즘 소설계에서 뜨거운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있는 정유정의 `28`도 제칠 정도이다.
선생은 칭다오를 중심으로 여덟 번이나 취재 여행을 다녀왔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인도 만났고, 양해를 얻어 소설의 실제 모델로 삼기도 했다. 살아 있는 사람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들과 친화하고 융화해야 한다. 그들을 진심으로 이웃으로 대하지 않고서는 그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현실적인 인물을 소설 속에 고스란히 재현했다.
중국 대륙을 배경으로 한 경제 소설이란 게 특별하게 보인다. 그에 대한 작가의 답변이 그가 쓴 작품만큼이나 새길만하다. 작가들의 시선이 문제란다. 말하자면 시야가 좁으면 좁게 쓰고, 넓게 보면 넓게 쓰게 되어 있단다. 소설은 인생 총체를 말하는 것이니 겁낼 필요도 없고, 못 건드릴 영역이 없다는 말씀이렷다!
중국을 우리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들 시선 또는 적어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소설 같다. 선생의 인터뷰 기사만 보고 책을 주문했다. 아직 손에 들어온 것도 아닌데 반쯤은 읽은 이 기분은 뭘까? 그 옛날 `태백산맥`을 읽을 때의 감동을 이 책에서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