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 거장 조르디 사발 내한공연
중세와 르네상스, 바로크 음악을 당시 연주법으로 재현하는 원전 고음악 해석의 최고 권위자인 조르디 사발은 이번 연주회에서 자신의 고음악 전문연주단체 르 콩세르 드 나시옹과 함께 무대에 올라 비올라 족의 바로크 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로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음악의 역사를 복원해 낸다.
비올라족의 바로크 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의 최고 연주자로 손꼽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1697년 산 비올라 다 감바를 사용해 퍼셀의 `요정의 여왕` 모음곡과 헨델의`왕궁의 불꽃놀이`, 하이든의 `콘체르토 그로소 6번 사단조` 등을 17, 18세기 바로크시대 연주법으로 들려준다. 6줄짜리 거트현(양 창자를 꼬아 만든 현악기 줄)을 쓰는 비올라 다감바의 담백한 음색을 음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은 바로크 시대부터 낭만 시대의 고음악을 연구하고 당시의 연주법으로 생생히 재현해 세계 음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크 시대에서 낭만주의 시대의 오케스트라와 교향곡 레퍼토리를 중점으로 삼고 있으며 조르디 사발의 음반 레이블인 `알리아 복스`에서 헨델의 `수상음악`,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하이든의 `십자가상의 칠언`,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등 다양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
조르디 사발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파 음악을 당시의 연주법으로 재현함으로써 작곡가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도록 하는데 앞장서왔다. 비올라 다 감바 연주의 거봉이자 고 음악학자, 그리고 다양한 정격연주단체의 지휘자로 활동하며 최고의 고음악 해석의 권위자로 전 세계적인 추앙을 받고 있다.
1970년부터 독주 음반을 녹음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160여장의 음반을 녹음했고,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명곡들을 세상에 알리면서 가장 권위 있는 고음악 연주자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
한해에 140여회의 연주와 유럽과 미국, 호주, 중동 등 25개국의 주요 고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돼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음악들을 새롭게 해석 및 연주하고 있다.
1992년에는 프랑스 `르 몽드`지가 뽑은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조르디 사발은 자신의 가족과 주변 동료과 함께 `에스페리옹 20`을 만들었고 이후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이라는 원전악기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음악감독으로써 고음악의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조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은 1992년 프랑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의 배경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해 전 세계에 바로크 음악의 아름다움과 그의 이름을 알렸다. 프랑스의 아카데미 상으로 불리는 세자르상 7개 부문을 수상한 이 영화는 바로크 시대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명의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생트 콜롱브와 마랭 마레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O.S.T에 포함된 생트 콜롱브와 마랭 마레가 작곡한 곡들은 이번 내한 공연 프로그램에 포함돼 관객들에게 들려줄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