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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여객전무 `빨간불` 왜 못봤나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3-09-02 00:17 게재일 2013-09-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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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역 열차 탈선사고<bR>무궁화·KTX 2대 잇단 추돌 10량 탈선… 하마터면 대형참사<BR>두사람 신호 착오가 사고 부른듯… 코레일 “수습후 철저 조사”
▲ 지난달 31일 오전 경부선 대구역에서 KTX와 무궁화호 열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KTX 객차의 옆 면이 힘없이 뜯겨 나가고, 무궁화호가 탈선한 가운데 코레일 관계자가 사고수습을 위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용선 기자 photokid@kbmaeil.com

△사고 발생 개요

경부선 대구역에서 지난 31일 오전 7시17분께 부산에서 서울방면으로 운행 중이던 제4012호 KTX 열차와 반대편에서 진입 중이던 제1204호 무궁화 기관차가 서로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이 사고를 알지 못하고 부산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제101호 KTX 열차가 사고로 서 있던 열차 2대를 잇달아 들이받아 3중 추돌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무궁화호 기관차 1량과 KTX 열차 9량 등 모두 10량이 탈선돼 경부선 상하행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사고 발생 후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1명은 가슴 통증을 호소해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사고 기관차에서 탈출을 위해 열차 유리창을 손으로 부순 조모(59)씨는 손 등에 찰과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등 모두 4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완전히 복구된 1일 오후 1시까지 KTX는 김천·구미역~동대구역 간 운행이 중단됐고 서울~김천구미, 동대구~부산 간만 운행했다.

△사고 원인

이번 열차사고의 원인은 플랫폼에 정차 중이던 무궁화호가 출발신호보다 빨리 출발해 때마침 역을 통과하던 KTX와 부딪히면서 발생.

코레일 측은 이날 오후 사고 브리핑에서 서울행 무궁화호 열차는 같은 방향의 KTX 열차가 대구역을 완전히 통과하고 나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출발하면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궁화호 열차가 KTX 열차가 통과하지 않았음에도 왜 출발했는가가 이 사건의 핵심. 추측되는 원인은 크게 2가지로 파악됐다. 무궁화호 열차의 기관사가 선로 끝에 있는 신호등의 출발신호를 잘못 보고 출발했을 가능성과 출발신호가 잘못 점등됐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코레일측은 사고 당시 무궁화호 열차에 `정지` 신호가 표시돼 있었고 KTX 열차에 `진행` 신호가 표시돼 있었다고 밝혀 기관사가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또 코레일 측은 이날 사고원인에 대해 `무궁화호가 출발신호보다 빨리 운행하면서 KTX 측면을 들이받아 발생한 것`이라고만 밝혔을 뿐 `무궁화호 기관사가 빨리 출발한 구체적인 이유`와 `신호체계 이상 유무` 등 직접적인 사고원인은 섣불리 판단할 사항이 아니라고 해명.

△복구진행 사항

이번 열차사고로 운행에 차질을 빚은 경부선 열차의 운행이 1일 오후 1시께 완전 재개됐다.

1일 코레일은 이날 오후 1시께 사고 현장의 복구 작업을 완료해 경부선 전 구간이 정상운행 되고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시간 30시간만이다.하지만 복구 완료 전 열차 운행 지연의 여파로 현재까지 대부분 열차들의 운행이 10~20분가량 지연되고 있다.

사고가 난 대구역의 경우 복구작업 완료 후 뒷정리 등을 위해 이날 하루 동안 모든 열차가 플랫폼에 정차하지 않고 무정차 통과한다. 앞서 코레일 측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이날까지 복구작업을 벌여, 전날 오전 10시께 사고가 난 열차 3대 중 나중에 부딪힌 부산행 KTX 101호 열차를 선로에서 꺼내 부산의 차고지로 옮겼다.

이어 무궁화호 열차와 부딪혀 탈선한 KTX 열차를 선로에서 빼내는 작업에 들어가 자정께 해당 열차를 선로에서 빼냈다.

△여객 전무 무자격 논란

이날 무궁화 열차에 출발 신호를 보냈던 여객 전무에 대해 일각에선 자격을 문제 삼기도 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에 따르면 “사고 무궁화호 열차의 여객 전무 업무를 맡은 2명 가운데 1명은 최근 7년간 여객 전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여객 전무는`승무원 법정휴일 지키기 운동`등으로 인력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근 임시 안전교육을 받고 여객 전무 업무에 투입됐다는 것.

하지만 코레일은 보도자료를 내고“이번 대구역 추돌사고 열차승무원은 10여년의 열차승무 경험을 갖고 있다”며 자격 시비는 온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코레일과 철도특별사법경찰대(철도공안)는 사고 수습이 끝나는 대로 관제실·기관사·여객 전무 등을 상대로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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