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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회화 독특한 정신·방법 역사적 측면으로 해석·재구성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8-07 00:13 게재일 2013-08-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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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한승협 개인전<Br>초헌미술상 수상작가展으로
▲ 한승협作 역사 앞에서 `오어사`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포항출신으로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초헌 장두건 선생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초헌미술상 수상작가전을 마련한다.

오는 9월29일까지 3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제8회 공모에 선정된 한승협 작가의 개인전으로 한국적 회화의 독특한 정신과 방법을 시간성이라는 의미를 역사적인 측면으로 해석해 재구성한 전시회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을 차용해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은 풍물화, 실존적인 노인들의 얼굴에서 개인의 기록적인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작품과 자연 속에서 역사성을 발견하며 시간성과 노동성을 점묘화로 보여주는 작가의 주요 작품들이 전시된다.

한승협은 사진이라는 기계적 매체를 이용해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승화하는데 이용한다. 사진이라는 이기적인 문명의 산물에 동양적 정서를 점이라는 회화의 방법적 표현으로 제작한 그의 연작인 `역사 앞에서`는 깊이 있는 정신성이 투영되어 새로운 현대적 미감을 더욱 확장시켰다.

한동안 과거 흑백풍물 사진과 인물작업에 천착하다가 2000년대부터 가장 한국적인 모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왔던 한승협은 영덕 옥계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수묵 작업에 붓을 들게 됐다.

건축물과 옛 것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이때부터 역사가 깃들어 있는 건축물 묘사에 있어 집요함을 보여준다. `역사 앞에서` 연작은 오어사의 눈 오는 사생으로, 한국의 전통 풍경에서 깊은 감명을 받아 주변의 역사적인 건축물을 기계적 산물인 사진을 이용해 더 철저한 한국적 풍광을 담아내고자 했다.

사진이 한시적인 특징의 기록물임을 고려할 때, 사진을 회화로 옮긴 한승협의 풍경화는 일시적인 순간을 연장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으며 이는 과거와 현재, 타인이 회상하는 작가의 감정이 투과된 명승지와 조우하는 공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사진의 기록물에서 풍경화의 정지된 모티브는 작가의 감성과 역사적 의식과 생각이 투영돼 대지 속 공기와 습기가 묻어나는 꿈틀대는 풍경으로 재탄생했다.

현장에서 채집한 한승협의 눈과 가슴은 살아있는 유기적인 생명체의 사진으로서 더 이상 사진이미지와 미술이미지의 구분이 필요 없게 되는 현대미술의 양상을 보여준다.

무한한 노동력으로 무아(無我)의 예술을 지향하며 역사라는 인식의 앞에서 경건한 마음을 심는 `역사 앞에서`라는 작품의 타이틀에서 작가는 인간의 행동은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한 점의 먼지일 뿐이라는 공(空)의 존재임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이는 무의식 속에서 찍어 내려간 수많은 점은 오늘날 현대 문명이 결코 따라 잡을 수 없는 정신성의 결정체로써 동양적 우주관의 정신성의 위대함을 엿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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