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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싱 주의보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3-08-02 00:45 게재일 2013-08-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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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준이가 태어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어요. 축하해주세요` 낯선 번호에 수상한 문자이다. 링크도 걸려 있다. 접속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잠시 한 호흡 쉬어가기로 한다. 주변에 돌을 맞는 지인도 없거니와 있다 해도 느닷없이 저런 형식으로 문자를 보낼 것 같지는 않다. 궁금한 건 포털 사이트 지식 창에 물어 봐, 라는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얼른 검색을 해본다. 아니나 다를까 문자 피싱이다.

이런 신종 사기 문자를 `스미싱`(Smishing)이라 한단다. SMS(Short Message Service)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인데 안내장, 무료쿠폰, 요금 명세서 등의 문자로 가장해 첨부된 링크에 수신자가 접속하도록 해 돈을 빼가는 수법이다. 링크된 주소를 클릭하는 순간 악성 코드가 깔리고 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메시지가 뜬단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만 걸려들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전자기기에 능숙한 젊은 세대들도 피해를 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바일 초대장이나 무료 쿠폰 문화 등에 익숙한데다, 이름도 그럴듯한 신제품 아이스크림 `악마의 쇼콜라` 무료 시식권을 다운받으라는데 어찌 유혹당하지 않을 것인가.

스미싱 피해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건 그 수법 또한 날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한 방법에 대처할만하면 다른 기발한 방법으로 유혹한다. 깊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순간적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새롭고 희한한 문구들이 등장한다. 알고도 당하고 모르고도 속는다. 소액 결제 피해액이라 당하고도 귀찮아서 넘어가기도 하고 요금 내역서를 제대로 보는 경우가 없으니 모르고도 지나는 경우도 제법 있을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보다 그들의 교묘한 수법이 한 수 위이니 당분간은 스미싱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처는 수상하거나 낯선 문자에 포함된 링크는 접속하지 않는 것이다. 혹시 그들의 낚시질에 휘둘렸다면 즉시 요금 결제를 막아달라고 통신사에 연락을 취하는 방법과 함께.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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