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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에 한파주의보 발효가 우려된다

등록일 2013-08-01 00:17 게재일 2013-08-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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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수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중앙정부가 경기 침체에 따른 세입 확충 부진으로 추가경정예산을 수립했지만 상반기 국세 수입의 진도율(목표액 대비 징수액)은 예상치를 밑돌고 있어 하반기 국가 재정의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경우, 중앙정부보다 더 심각하여 지방세 수입은 경기 침체와 주택 거래 부진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복지 공약 이행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로 지방 세출 증가율 역시 급등하고 있어 지방 재정에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지방 재정 악화가 잠재성장률 하락, 주택 경기 부진, 복지 수요 확대, 지방 공기업 부채 증가 등으로 인해 향후에도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하는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내국세를 축소시키고, 결국 내국세와 관련 있는 지방소득세, 지방소비세, 지방교부세의 증가 속도 역시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주택에 대한 인식이 투자의 대상에서 거주의 대상으로 전환되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취득세와 재산세는 정체 내지 느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세입 악화에 더해 복지 공약 이행에 따르는 지방정부 부담 증가로 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지방재정 압박 가능성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지방 공기업 부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지방재정의 잠재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한국지방세연구원은 2014년부터 지방정부의 세출이 세입을 초과하여 재정난이 현실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2013년 지방재정은 세입이 169.7조원, 세출이 165.1조원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세입과 세출 간 격차는 2000년 이후 최저치인 4.6조원이 되고 2014년부터 세출이 세입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입과 세출 간 격차는 세외 수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계잉여금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세입과 세출 간 격차 급감은 향후 지방재정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현행 추세대로 세출과 세입이 증가할 경우, 중앙정부의 세출은 2022년이 되어서야 세입을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취득세 영구 인하를 추진할 방침이며,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 주택 거래 절벽은 불가피하여 취득세 수입 역시 크게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결과 지방재정은 국가재정보다 더 매서운 한파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지방재정의 현 상황은 유럽 재정 위기 발생 직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럽의 재정 위기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고 있으며, 이는 위기가 현실화되고 나면 위기 해결을 위해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지방재정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단순히 미시적 관점에서 호화청사 건립, 경전철 도입 등 지방정부의 낭비성 지출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지방정부의 낭비성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출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재정 건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지방 세입을 확충하고 세출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해결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세입 측면에서는 지방세 감면의 축소 속도를 높이고, 지방세 및 세외 수입에 대한 징수율을 제고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는 중앙재정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세 확대 및 영유아 보육과 같은 복지 관련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보조율 인상 등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세출 측면에서는 지방정부의 가장 큰 부담은 복지 관련 국고보조사업이기 때문에 지방정부에 대한 재원 보전이 선행되지 않는 국고보조 사업은 지양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더 이상 중앙정부는 국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지방재정 건전성을 희생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요컨대 국가의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재정과 지방재정 모두 건전성 확보가 선결되어야 할 과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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