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컴레인폴` 카페에서 `새싹 곁들인 닭가슴살 샐러드`와 `두부 라이스`로 `브런치 타임`을 즐긴 것을 SNS에 올린들 내 삶의 본질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현실은 개수대에 담긴 설거지거리와 바구니에 담긴 빨랫감들에 한숨짓는 내 모습이다. 나를 알리고 싶은 욕망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그것들을 버리고, 과장된 일상일지라도 SNS에서 만이라도 자족감을 맛보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고 일기장처럼 그곳에다 제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다. 별 생각 없이 걸러지지 않은 말을 내뱉을 경우 `무개념`의 좋은 표본이 된다. 유명인들이 구설에 오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SNS에 올린 글 때문이 아니던가. 최근 모 뮤지컬에 출연 중인 배우도 곤혹을 치렀다. “사인회 싫어, 사인회 싫어. 공연 끝나고 피곤 피곤한데 방긋 웃음 지으며 `재미있게 보셨어요? 성함이?` 방실방실, 얼굴 근육에 경련 난다.” 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순간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그곳에다 넋두리를 하고 말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사과하기에는 이미 늦다.
누군가 말했다.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고. 그 말에 완전 수긍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SNS는 필요악이나 계륵쯤은 된다. 과장된 자기 소개서와 진솔한 일기장 사이의 그 무엇이 SNS이다. 그러니 절실하거나 위안이 되거든 SNS를 계속하라. 다만 하거들랑 진심인 것처럼 하자. 절실하면 가식도 진심이 된다. 기부 천사 콘셉트를 유지하는 연예인도 언젠가는 진심 천사가 되는 날이 온다. 징징대고 투덜대는 것보단 건전한 가식이 한결 낫다. 캔디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은 건 눈물이 없어서가 아니다. 남몰래 운만큼 남 앞에서 씩씩해지는 거다. 가식도 훈련하면 진심이 된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