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은 최근 임원 3명과 이사보, 부장, 일반 직원 등 64명에 대해 보직을 해임했다. 스태프 부문인 경영기획본부, 경영지원본부, 글로벌마케팅본부 산하 10개 실(室)을 모두 폐지하고, 업무가 유사한 그룹은 통합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11분기 계속 하락하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함에 따라 건설 및 철강경기가 악화하니 각 회사 마다 자구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글로벌 불황은 금융권도 예외가 아니다. 심각한 위기가 다시 온다는 관측도 있다. 지금 체질개선을 하지 않으면 과거 피눈물 흘리던 참상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 수익이 반 토막 난 것은 은행들의 책임이 크다. 건전성이 악화되는 시점이어서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통해 경영 합리화에 나설 필요가 절실해 적극적으로 지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점포 정리를 통한 인원 감축, 인건비 효율화 등이 처방전이란 말이다. 그런데 은행들이 구조조정 등 뼈를 깎는 자구책을 모색하지 않고, 원가분석을 핑계로 수수료를 올려 수익을 보전하려 한다.
은행권은 수익이 많을 때는 성과급 잔치로 연봉을 크게 올리면서도 불황에는 연봉을 줄이지 않는다. 은행원의 평균 급여는 1억원 수준으로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업종보다 높고, 삼성 같은 대기업보다 높다. 그야말로 신의 직장으로 최고의 연봉을 받았는데, 수익이 반 토막난 지금 은행권은 자구책을 마련할 생각은 않고, 수수료를 더 받아 최악의 경영상태 속에서도 변함 없는 수입을 누릴 생각을 하는 것이다. 결국 금융소비자인 서민만 `봉`잡겠다고 하니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연맹이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주요 시중은행 행장의 연봉이 10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인상을 시도하고 있으니 금융소비자단체들의 반발은 당연하다. “빈대도 낯짝이 있는데,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9천만원을 넘어 은행권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이 솔선수범하고 은행권이 호응해서 자구책을 마련하라. 서민을 볼모로 수수료 인상을 획책해서는 안된다”고 외친다. 금융소비자들이 은행권을 정신 차리게 만들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