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행사 `여원무` 출연진 줄고 의미전달도 실패… 관광객들 `빈축`
【경산】 9세기 신라시대부터 전승되고 있는 경산지역 대표적인 전통 문화예술행사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된 경산자인단오제가 13일 시작됐지만 단오제의 중심인 여원무(女圓舞)가 출연진의 축소와 의미전달에 실패하며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전통 문화예술행사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38회째 개최되는 이번 단오제는 중요무형문화재의 보존·전승을 위해 경산시와 경상북도,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행사로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보유단체의 예술적 기량의 정수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 놀이에 담긴 멋과 흥을 현장에서 체험 할 수 있다고 홍보됐다.
여원무는 신라시대에 왜구들이 자인의 도천산에 성을 쌓고 기거하면서 주민들을 괴롭히자 한장군이 이들을 섬멸하기 위해 누이와 함께 버들 못 둑에서 꽃관을 쓰고 광대들의 풍악에 맞춰 지역의 장정들과 함께 춤을 추면서 왜구를 못 둑으로 유인해 섬멸하였는데 이때 한장군 오누이가 함께 추었던 춤을 말하며 일명 한장군 놀이라고도 불렀다.
한장군이 죽은 후에 자인 주민들은 그의 충의(忠義)를 추앙해 여러 곳에 사당을 세웠고, 고대의 명절인 단오절에 추모 제사를 모신 후 여원무와 배우잡희, 무당굿, 씨름, 그네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즐겼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경산자인단오제의 시작이다. 하지만 경산자인단오제는 강릉단오제와 함께 전국 2대 단오제로 알려졌으나 강릉단오제가 유네스코유산으로 등록되며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반면 자인단오제는 명맥 유지에 급급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장군 대제와 한장군문화제 등으로 자인지역에서 열리던 한장군 놀이가 1971년 3월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되며 경산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되었다.
이처럼 경산자인단오제는 한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는 것으로 1969년의 여원무 사진자료는 많은 인원이 출연하고 한장군이 왜구를 섬멸하는 사실감을 살려 부연설명이 없어도 누구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게 꾸몄다. 하지만 13일 공연된 여원무는 일정한 춤사위의 반복으로 부연설명을 듣고도 스토리를 떠올릴 수 없었다.
전통이 사라진 전통 문화예술행사가 전통 문화예술행사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희(35·여·대구시 신매동)씨는 “전통 문화예술행사라 기대감을 갖고 왔는데 아쉬움이 크다”며 “특히 여원무는 큰 화관만 기억에 남고 스토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등 내실이 부족한 것 같았다”고 지적하며 실질적인 전통 문화예술행사로 거듭 나기를 부탁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