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예를 들자. 가끔 이런 문자를 받는 경우가 있다. `내일 오전 시간 있어요?`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일 뿐만 아니라 당황스럽기도 하다. 적어도 `내일 오전 시간 있으면 같이 산책할래요?` 라거나 `내일 오전 시간 있으면 제 숙제 좀 도와줄래요?` 정도로 문자한 목적은 밝혀줘야 한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다. 사람 마음을 시험하는 듯한 저런 문자를 대하면 그것이 아무리 좋은 의도라해도 당하는 입장에선 그리 유쾌하지 않다.
`인간관계론`에서 카네기는 시종일관 이렇게 말한다. 상대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상대를 먼저 배려하라고. 빌딩 안내 직원이 카네기에게 성실한 자세로 지인의 사무실 위치를 안내해줬을 때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다 말고 되돌아와 이렇게 말한다. “제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 굉장히 훌륭하군요. 답변이 매우 깔끔하고 분명했습니다. 이런 예술적 수준의 대답을 듣는 건 쉽지 않지요.” 사소하게 보이는 일에도 상대를 칭찬한 일, 카네기는 이를 두고 `인류의 행복 총량`에 약간이나마 기여를 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인류 행복 총량에 보탬이 되는 길은 크고 거창한 게 아니라, 작고 하찮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먼저 나가는 내 말이 상대를 대접할 때, 돌아오는 대답은 더한 배려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