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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총량에 기여하기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3-06-03 00:04 게재일 2013-06-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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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접하라.` 인류 탄생 이래로 이 말 만큼 인간관계에 대한 명답도 없다. 무심코 행하는 언행이 상대에게는 상처가 되거나 불쾌감을 줄 때가 있다. 예를 들자. 어린 아내가 아무 생각 없이`요즘은 연하남을 만나는 게 대세인데 당신은 나보다 여덟 살이나 많으니 억울해.`라는 말을 했다 치자. `그렇게 자신 있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젊은 남자 만나 살아.` 라고 그날따라 남편은 발끈한다. 점점 훤해지는 이마와 늘어나는 뱃살에 신경이 쓰이고, 나이 드는 것에 대해 부담담도 밀려오던 차에 젊은 아내로부터 그런 소리를 들으니 감정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 가끔 이런 문자를 받는 경우가 있다. `내일 오전 시간 있어요?`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일 뿐만 아니라 당황스럽기도 하다. 적어도 `내일 오전 시간 있으면 같이 산책할래요?` 라거나 `내일 오전 시간 있으면 제 숙제 좀 도와줄래요?` 정도로 문자한 목적은 밝혀줘야 한다.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다. 사람 마음을 시험하는 듯한 저런 문자를 대하면 그것이 아무리 좋은 의도라해도 당하는 입장에선 그리 유쾌하지 않다.

`인간관계론`에서 카네기는 시종일관 이렇게 말한다. 상대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상대를 먼저 배려하라고. 빌딩 안내 직원이 카네기에게 성실한 자세로 지인의 사무실 위치를 안내해줬을 때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다 말고 되돌아와 이렇게 말한다. “제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이 굉장히 훌륭하군요. 답변이 매우 깔끔하고 분명했습니다. 이런 예술적 수준의 대답을 듣는 건 쉽지 않지요.” 사소하게 보이는 일에도 상대를 칭찬한 일, 카네기는 이를 두고 `인류의 행복 총량`에 약간이나마 기여를 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인류 행복 총량에 보탬이 되는 길은 크고 거창한 게 아니라, 작고 하찮은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먼저 나가는 내 말이 상대를 대접할 때, 돌아오는 대답은 더한 배려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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