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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31일부터 전국투어 돌입 “음악하는 그날까지 부딪치고 깨지겠다”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5-22 00:48 게재일 2013-05-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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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서도 19집 발매요청 쇄도, 9월 출시 예정<br>LP 주문량 1만장… 뮤직비디오도 두 편 더 촬영

조용필(63·사진)은 대뜸 전자 기타를 잡았다. 그리고는 기타 줄을 튕기며 1994년 발표한 15집 수록곡 `남겨진 자의 고독`을 맛뵈기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에서 이 곡의 기타 솔로를 할 겁니다. 멜로디가 안 알려진 곡인데 재작년 리퀘스트가 왔죠. 그때 못해서 이번에….”

10년 만에 발표한 19집 `헬로`(Hello)로 올 봄 신드롬을 일으킨 조용필은 20일 서울 서초동 YPC프로덕션 연습실에서 전국투어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그는 열풍의 기쁨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채 오는 31일 체조경기장에서 시작되는 전국투어를 위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었다.

“두 달 전에 공연 레퍼토리를 만들었는데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있죠. 살맛 나냐고요? 오히려 긴장된 삶이죠.”

돌이켜보면 무대에서 45년을 산 그지만 고삐를 늦춘 적이 없다.

그는 “열심히 부딪쳐야 한다. 내 머리가 깨지든 바위가 깨지든 벽이 깨지든. 지금 이 시대에 음악적으로 얼마나 똑똑한 사람, 잘 만드는 사람이 많나. 그걸 이기려면 폭탄 들고 뛰어내려야 한다”는 말로 음악을 대하는 집념을 대신 표현했다.

19집의 신드롬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음악으로 평가받으며 음원차트 1위,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는 물론 판매량이 20만 장에 육박했다. 초등학생들까지 `바운스`(Bounce)로 UCC를 만들어 온라인에 올렸고, 강남의 유명 클럽에서는 `리스펙트 레전드 조용필-헬로 데이`란 타이틀로 조용필의 신곡을 리믹스하는 이벤트도 열었다.

그러나 정작 조용필은 열풍의 테두리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는 듯 보였다.

“누가 물어보더군요. 뜬 상황을 아냐고요. 그런데 제가 다니는 곳이 집, 사무실 밖에 없고 밥도 주로 식당에서 시켜먹으니 바깥 사정을 몰라요. 사람들이 지하철 타거나 옷 파는 동대문에 가도 제 노래가 나온대요. 인터넷 댓글은 가끔 보는데 앨범 발표 초기 `표절`이란 악플도 있더군요. 표절이라고 하면 뜬 곡입니다. 하하.”

그는 “초등학교 2학년, 4학년 애들이 만든 UCC를 보고 놀랐다”며 “너무 귀여웠고 잘 만들었더라”고 다시 웃었다.

오는 28일 발매 예정인 LP 음원도 최근 독일로 다시 보내졌다. 180g 중량반으로 출시될 LP B면 곡의 사운드 밸런스가 맞지 않다는 조용필의 세심함 때문이었다. LP는 주문량이 1만장이나 들어온 상태로 보통 LP를 찍는 수량이 300~500장, 한정판의 경우 1천장인 추세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이같은 인기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으로도 이어졌다. 조용필의 음반을 유통하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로 일본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권 국가에서 발매 요청을 해온 것.

그는 “9월 이후 19집 곡들이 일본과 아시아권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일본에서는 `헬로`와 `충전이 필요해` 등의 곡을 일본어로 개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영어 버전은 아직 가능성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19집의 해외 발매를 염두에 두면서 수록곡 `바운스`와 `걷고 싶다`의 뮤직비디오도 촬영하기로 했다. 최근 태안 등지에서 촬영한 `걷고 싶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직접 립싱크로 출연도 했다며 멋적어 했다.

이처럼 음악에 함몰된 삶이 외롭지는 않을까.

그는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좋아서 하는 것”이라며 “외롭다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자신 없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다. 일이 많으면 외롭지도 않고 스트레스도 안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20집 작업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19집을 만들면서 코드 진행과 악기 쓰는 방법, 믹싱 과정 등을 더 깊이 알았어요. 이번 앨범이 너무 세서 파격적인 모양새가 될 수 있을까 부담은 되지만 분명한 건 20집은 더 강하게 갈 겁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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