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의 유한성을 자각하지 못한 인간의 파괴적 욕망의 실체를 잘 보여주는 예시의 땅이 여기 있다. 그것은 성찰 없고 무분별한 우리의 미래를 보여준다. 여의도 크기의 두 배 남짓한 조그만 섬 나우루. 호주와 하와이 사이에 있는, 일만여 명 남짓한 주민들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화국이다. 이곳 사람들은 천국에서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이들의 비극적 실상은 구미 열강들의 자원전쟁이 도화선이 되었다. 백 년도 채 되지 않아 그들은 지상낙원을 팔아 부를 경험했지만 이내 나락으로 떨어졌다.
나우루는 인광석이란 자원을 발견한 열강들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했다. 1968년 나우루가 독립국이 되면서 고급비료의 원료인 그것은 주민들의 특혜 산업의 원동력이 되었다. 직수출 자원이 된 인광석 하나로 그들은 하루아침에 부를 손에 잡았다. 삽질을 재촉할수록 돈이 쌓였다. 그 좁은 땅에 외제차가 굴러가고 먹거리는 풍부해졌으며, 해외로 나간 주민들은 맘껏 돈을 뿌렸다.
하지만 무한한 자원은 없다. 인광석이 고갈된 현재의 그들 생활은 지옥이 따로 없다. 각종 질병이 난무하고 게을러진 국민성과 수입 감소로 최빈국 중의 하나로 전락했다. 지구온난화까지 겹쳐 해수면 상승까지 도래한 그들의 처지는 인류의 미래를 경고하는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나우루의 실상을 보면서 자원의 유한은 머릿속 관념이 아니라 경험적 실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나우루는 세계화를 외치는 인류의 불편한 자화상이다.
/김살로메(소설가)